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이용호 그린카 대표이사(54)의 명함 이력은 파란만장하다. 회사 주인이 굴지의 대기업인 금호, KT, 롯데 등으로 사명이 세 차례나 변경되면서 그의 명함도 함께 바꿔야 했던 운명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8년부터 금호렌터카와 kt렌탈을 거쳐 롯데렌탈에서 임원으로 재직했다. 특히 마케팅부문장과 영업부문장을 역임하며 기획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렌터카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최고경영자(CEO)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 2월 그린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벤처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롯데라는 대기업 안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받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장점으로 갖고 가지만 그 속에서 벤처만의 자유로움, 신속한 의사결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이 대표는 직급과 부서를 막론하고 소통화 협업을 원활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발적이고 상시적인 아이디어 제안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빠르고 효율적인 사내 문화와 업무 분위기를 위해 가급적 모든 회의엔 노 페이퍼(no paper)를 기본으로 하고 1시간 이내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린카 직원들도 이 대표가 오면서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을 '소통'으로 꼽았다. 이 대표가 워낙 소탈하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지향하는 터라 하루 일과가 많아도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대화하는 것을 일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직원들도 이 대표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고충을 털어 놓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자발적으로 시작된 '그린카 20대 아이디어 모임'도 사원급 직원들이 먼저 제안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모기업인 롯데그룹에 속해있지만, 카셰어링의 높은 성장가능성에 그는 10년 후에 엄마와 자식이 역전되는 날을 꿈꾼다. 여행, 숙박, 정비, 세차 등 모든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부분들이 그린카의 큰 플랫폼 안으로 들여와 기업가치를 10조원대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을 위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