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8일 새누리당 의원 129명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불러 청와대에서 식사 회동을 가진 것은 지난해 8월 26일 이후 11개월만이며,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 개헌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추경 등 재정보강을 통한 경기부양 등 정치권을 둘러싼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오찬 회동은 20대 국회 들어 변화된 당청 관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오찬 회동과 관련, "20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로 출발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경제살리기와 민생돌보기에 총력을 다하는 마음을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찬 회동에 앞서 7일 고위 당․정․청 회의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재가동된다.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게 여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의원과의 상견례 성격을 겸한 이날 오찬에서도 임기 후반기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당에서 잘 뒷받침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북한의 핵도발 위협 등 경제와 안보가 엄중한 위기상황에 처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의 완수 등 핵심 국정과제에 대한 당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추가경정예산 등 당면한 국정현안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당청간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유승민 의원 등 복당파 의원들도 이번 오찬 회동에 참석하는 만큼 박 대통령이 이들을 어떻게 대할지도 관심사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은 총선 패배 이후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 문제 등으로 심각한 계파갈등을 겪었던 만큼 이번 오찬 회동을 계기로 여권 결집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다음달 중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회의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것은 20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당초 청와대는 8일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과의 청와대 오찬을 추진했으나 참석 대상자들의 일정 문제로 인해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개헌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정 의장이 최근 “박 대통령이 개헌에 대한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말한 만큼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여전히 개헌에 대해서는 국정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개헌 입장을 밝힐 경우 정치권이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