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1 더하기 1은 무한대다." 한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가 한 말이다. 고객(기업)이 회계감사를 의뢰할 때 "재무 판단을 어떻게 맞춰줄 수 있느냐" 물으면 하는 대답이라고 한다. 회계 감사 수임료만 주면 뭐가 됐든 맞춰줄 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회계 신뢰성이 추락하고 있다. 수조원대 분식회계 의혹은 사실이 됐다. 어떤 식으로 분식을 했는지, 전말도 드러나고 있다. 실제 발생 원가가 있으면 분모가 되는 총 예정 원가를 줄여 공사 진행률을 높이는 식이다.
앞서 15일 감사원 발표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회계 규모는 1조5342억원에 이른다. 감사 기간이 2013~2014년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부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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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수사 중인 검찰도 "감사원 감사는 그 대상과 목표가 검찰과 다르고, 강제수사권도 없다"며 "아직 분식 규모가 다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분노가 클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의 근심은 말할 나위 없다. 한 개인투자자는 "결국 STX조선해양처럼 상장폐지되지나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퇴직금으로 투자한 대우조선해양 주식 주가는 이미 반토막이 났고,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나락으로 떨어진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이 투명하게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회계 책임자에 대해서도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상처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