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2014년 11월 중국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루펑(陸風)자동차가 선보인 SUV 차종 ‘X7’. 당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의 SUV 차종 '이보크'와 외관이 흡사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1년여 시간이 지난 최근에서야 비로소 레이지로버는 루펑자동차 X7이 자사의 이보크 디자인 설계를 복제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불공정 경쟁을 초래했다며 베이징(北京)시 차오양(朝陽)구 법원에 소송안을 냈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이보크는 지난 2012년 8월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에 디자인 특허권을 얻었다. 반면 루펑 X7은 2년 후인 2014년에야 디자인 특허권을 획득했다. '짝퉁 논쟁'이 불거진 후 양사 모두 국가지적재산권국에 상대방의 디자인 특허권이 무효라는 신청을 냈지만, 이와 관련, 국가지적재산권국은 지난 3일 양사 신청 모두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상태다.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X7와 이보크는 '라이벌'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X7 가격은 13만~14만 위안 대로 이보다 훨씬 고가인 40만~57만 위안대 이보크와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
사실 랜드로버와 루펑자동차와의 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루펑자동차가 자사 영문명을 랜드로버와 비슷한 ‘랜드윈드’라고 지으면서 랜드로버 측은 유럽연합(EU) 측에 상표권 이의 신청을 냈다. 4년 후인 2010년 심사 결과 랜드로버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으나, 루펑자동차가 상소한 끝에 2011년 6월 결국 승소, 랜드윈드 상표권을 EU에 정식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로컬자동차들의 외국자동차 베끼기 논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돼왔다.
중국 체리자동차 큐큐는 지난 2004년 제너럴모터스 쉐보레 스파크(당시 GM대우 마티즈)를 베꼈다는 이유로 피소당했으나 이후 2005년 양사간 원만히 해결됐다.
혼다자동차도 2004년 솽환(雙環)자동차의 'SRV' 외관이 자사 'CR-V'와 흡사하다며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에 소송을 냈다. 하지만 솽환자동차가 맞고소하면서 12년간의 지리한 소송전이 이어졌다. 올해 초 법원은 혼다가 솽환자동차에 1600만 위안을 배상하라며 자국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 자동차의 외제차 베끼기에 대해 중국내 전문가들도 중국 국내 자동차 기업이 발전 초기단계에 있어 자금력이 부족해 디자인 방면에서 많은 연구개발 투자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