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3.0%보다 0.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정부 전망치인 3.1%에 비해서도 0.5%포인트나 낮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7%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모두 2%대 중반의 성장률을 제시해 한국경제가 사실상 성장세를 멈추고, 2% 저성장 구조에 진입한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2.8%), 국제통화기금(2.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7%)는 물론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국내 민간연구기관의 2% 중반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KDI는 조선과 해운 등의 구조조정으로 제조업이 부진을 지속하는데다, 서비스업 증가세도 점차 완만해지고 있어 경제성장률이 상고 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개선세가 약화되고 있지만, 추가 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총소비와 민간소비는 전년과 동일한 2.4%와 2.2%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저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수출 및 수입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대규모 흑자를 시현하는 '불황형 흑자'로 인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103억 달러로 전년(1059억 달러)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취업자수 증가폭마저 축소돼 올해 실업률은 전년(3.6%) 보다 상승한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을 이미 하향조정했지만, 위험요인이 산재한 만큼 성장세가 추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KDI는 "대내적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거나 대규모 실업이 발생, 부정적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수준을 하회하거나 중국의 급격한 구조조정,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기 급락 등이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이같은 위협요인하에서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성장잠재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기업구조조정은 책임주의에 입각한 손실부담과 최소 비용이라는 원칙 아래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안착할 수 있도록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금융정책은 집단대출 등 가계대출 규제의 사각지대를 축소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