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총통은 취임 다음 날인 21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토마스 에상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대만 정부’라고 언급했다고 홍콩 명보(明報)는 22일 보도했다.
이는 마 전 총통이 재임 당시 외빈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중화민국 정부’라고 언급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 전 총통은 간혹 ‘대만’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긴 했지만 ‘대만정부’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이날 중화민국이라는 단어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매체는 전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앞서 20일 총통 취임사에서도 '대만'은 41차례 언급한 반면 '중화민국'은 단 5차례 언급하는 데 그쳤다.
현재 대만의 국호는 '중화민국'이다. 하지만 민진당 측에서는 '대만'으로 국호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화민국은 쑨원이 1911년 신해혁명의 성공으로 이듬해 세운 중국 최초의 공화국이다. 하지만 지난 1971년 유엔총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1949년 세운 중화인민공화국이 중화민국을 승계해 중국 대표권을 갖는다고 인정하면서 중화민국은 유엔에서 축출됐다. 이로써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는 사실상 역사적 정통성을 상실했다는 게 민진당 측의 주장이다.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 재임 당시인 2007년 독립 노선을 부르짖을 때도 중화민국이란 국호 대신 대만이란 이름으로 유엔 가입을 신청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차이잉원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자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 사무판공실은 20일 차이 총통의 취임사를 92공식을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은 ‘미완성의 답안'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차이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으면 양안 교류가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21일 중국 정부의 발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 대륙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 양안 대화와 연락 체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