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부분이 거래대금 감소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실패로 실적이 나빴지만, 키움증권은 대조적으로 업계 예상치 평균(컨센서스)을 웃돌았다.
19일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94억원, 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14.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기인 2015년 4분기에 비해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51.32%, 98.12% 늘었다.
1분기 차이나 리스크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졌던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이에 비해 주요 경쟁사는 상대적으로 큰 실적 하락폭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3% 감소했고, 순이익도 639억원으로 24.16% 줄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도 순이익이 각각 44.45%, 51.90% 감소했다.
ELS가 주로 기초자산으로 삼았던 홍콩H지수가 추락하는 바람에 운용손실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2015년만 해도 하루 평균 9조원에 육박했던 증시 거래대금도 올해 1분기는 7조8000억원대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선방한 이유로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경쟁력이 강화된 점이 꼽힌다. 비대면 계좌개설 시행을 계기로 1분기 일평균 신규계좌 수는 1500개에 맞먹을 만큼 늘었다.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자산관리(WM)나 상품운용(트레이딩)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내놓았고, 자회사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주가는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전날 증권업종지수가 0.46% 하락했지만, 키움증권 주가는 1800원(2.53%) 오른 7만3000원을 기록했다. 최근 나흘 동안 상승률은 8.96%에 달한다.
주요 애널리스트도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밝아서다. 1분기 실적 상승을 이끈 투자운용 부분이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지만, 이번 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지면서 특별한 마케팅 없이 시장점유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브로커리지 수익을 바탕으로 WM이나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창 KB 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서비스 온라인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키움증권이 비대면 계좌개설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어 기업가치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