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20대 국회 경제통] 이현재 "中企 보호제도,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부 나서야"

2016-05-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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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재 새누리당 의원. [사진=이현재 의원실 제공]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사자, 코끼리가 초원의 풀을 다 뜯어먹었다고 생각해봐요. 그럼 먹이사슬이 깨지고 사자는 결국 못 살거든. 승자독식 구조가 그런 거에요. 시장이 잘 돌아가게끔 하려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9대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7일 아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번 20대 국회에 재선으로 입성하는 그는 새누리당 내에서 '중소기업' 전문가로 통한다. 당에서 '손톱 및 가시뽑기' 특별위원회, 중소기업소상공인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규제개혁과 중소기업 보호를 꾸준히 외쳐왔다. 지난 2월 국회 문턱을 넘은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이른바 '원샷법'의 대표 발의자이기도 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논할 때 나오는 화두는 '경제민주화'다. 마침 그는 지난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경제민주화추진단 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 여당은 야당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두고 '재벌 때리기'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는 "여야 대립의 이분법적 해결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70년대부터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만들어왔는데 하루아침에 뜯어고칠 수 없지 않나"라며 "대기업이 마당을 너무 많이 차지해서 중소기업들이 들어갈 틈이 없는데, 그들에게 마당을 만들어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 사례들로 그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출범, 중기적합업종 선정,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 등을 언급했다. 문제는 이런 제도들이 있어도 그다지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 의원은 "전속고발권 확대, 징벌적 손해배상 등 중소기업 보호제도를 만들어도 이게 작동을 안 한다"면서 "협력업체, 납품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워야 대기업도 커 간다는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속고발권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인데, 당초 공정거래위원회만 갖고 있었던 것을 지난 2014년 감사원, 중소기업청, 조달청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들 3개 기관이 권한을 행사한 것은 겨우 9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밖에 '징벌적 손해배상'의 차원에서 이뤄진 하도급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협력업체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대부분 그가 지난 2013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경제2분과 간사로 영입돼 추진했던 국정과제들이기도 하다. 

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도 경계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이 15%나 된다"면서 "빨리 구조조정을 해서 전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저 금융이나 보증으로 연명하는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정책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곳이 우리나라인데, 중소기업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도 우리나라"라며 "중소기업도 '글로벌 1등이 되겠다'는 정신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정치권의 책임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우리 산업이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법부터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 국회를 두고 '법 만능주의'라고 꼬집었다. 그는 "세세하게 쪼개져 만들어지는 법들이 결국 발목을 잡는다"면서 "소상공인 지원법 따로, 중소기업 지원법 따로, 중견기업 지원법 따로 등 다 쪼개지다보니 그 규제의 틀 속에서 기업들이 숨을 못 쉰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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