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오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관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제때 치료하면 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지만 꾀병으로 오인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16일 대한장연구학회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은 한번 발병하면 잘 낫지 않고, 증상이 나빠졌다 좋아졌다 반복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주로 15세에서 30대의 젊은층에서 발병하는 사례가 많다. 어린이에게도 드물게 발생한다. 증상은 불분명한 장염으로 인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다. 이외에도 탈수, 빈혈, 열, 식욕 감퇴 등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문제는 증상이 다양하고 다른 질환과 비슷해 가볍게 여겨 치료하지 않거나 병원을 전전하다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장연구학회에 따르면 환자의 절반가량이 증상이 나타난 지 6개월이 지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특히 10대는 설사나 복통 등을 꾀병이나 학업 스트레스에 따른 증상으로 오인, 뒤늦게 병원에 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애를 먹는다. 장연구학회의 지난해 조사 결과를 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63.1%가 질환으로 인해 학업이나 업무 또는 가사에 지장을 받았다. 응답자의 36%는 최근 6개월 사이 결석이나 휴가를 냈고, 28%는 조퇴를 경험했다. 이런 경향은 10~20대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하지만 염증성 장질환은 치료만 잘 받으면 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병이다. 한동수 장연구학회장(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은 "만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는 어렵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적절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쓰인다. 약물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거나 장 협착이나 폐쇄, 천공, 누공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식이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복통이나 구토, 식욕 부진 등이 지속되면 영양이 결핍되기 쉽고,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지 못해 근육 소실과 함께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식품으로 영양소를 보충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과식은 자제하고 여러 번 나눠 먹는 것이 좋다. 질환의 원인으로 서구식 식습관이 지적되는 만큼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식품은 피해야 한다.
한동수 회장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을 맞아 인식 개선 활동과 함께 질환 관리 교육 등을 펼쳐 환자들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지 않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