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야 할 때 한번쯤 망설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만큼 선물을 고르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오죽하면 선물을 이야기할 때 흔히 ‘약도 되고 독도 된다’는 표현을 쓸까.
20대 청년 원청후이(溫城輝)도 그랬다.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선물을 고르기 위해 타오바오몰을 한참을 검색하다가 시간만 허비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중국 최초 선물 온라인쇼핑몰, 리우숴(禮物說·영문명 기프트톡)는 그렇게 탄생했다. “명절만 다가오면 선물 고르느라 머리가 아팠는데. 리우숴가 있으니 하루에 다섯 명 선물 보내는 것도 거뜬해지네.”라는 리우숴의 광고 카피가 마음에 와 닿는 이유다.
이러한 기회를 잡은 리우숴 어플은 애플스토어 올라온 지 2주도 안돼 10만 명이 다운로드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창업 1년 만에 가입자 수 2000만 명, 연 매출액 10억 위안(약 1800억원)을 돌파하며 중국 최대 선물 온라인쇼핑몰로 자리잡았다.
리우숴를 창업한 원청후이는 1993년생으로 이제 겨우 24살이다. 광둥외국어무역대학을 다니다가 중간에 휴학을 하고 창업을 선택한 모험심 강한 청년이다.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제2의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라는 뜻에서 ‘주링허우(90後·1990년대생) 마윈’, ‘작은 마윈’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 인사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엽서 전문제작 기업도 직접 운영하며 이광둥성 70여개 대학 캠퍼스에서 엽서 100만장을 판 경험도 있다.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말하는 전자엽서’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아 2013년엔 벤처인큐베이터인 ‘촹신구(創新谷 이노밸리닷컴)' 에 1년간 입주해 창업 노하우도 익혔다.
리우숴 어플에 들어가 누구한테 선물할지, 어떤 날에 선물할 지, 선물을 받을 사람의 개성에 맞는 항목을 선택하면, 거기에 해당하는 추천 검색결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미식가'인 '직장동료'의 '생일' 선물을 검색하면 아기자기한 쿠키에서부터 각종 명품 초콜릿, 케이크는 물론 한국산 김이나 레스토랑 쿠폰, 주방용품 세트가 페이지에 쭉 나열된다. 사진과 상세한 설명은 물론 해당 상품 구매내역이나 이용후기도 볼 수 있다.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선물을 선택한 후 주문 겨제하면 그만이다.
‘화난 연인의 마음을 풀어주는 선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어울리는 선물', '다가오는 추석을 위한 월병 선물세트 추천' 등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선물 추천 메시지가 올라오며 소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리우숴 어플에 올라오는 제품들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다. 최근엔 한국산 제품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한류 드라마에 꽂힌 여성들을 위한 선물이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리우숴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리우숴는 창업 초기 알리바바 오픈마켓 타오바오의 판매대행사로 시작했다. 수 억개가 넘는 제품이 넘쳐나는 타오바오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물건을 선물이라는 컨셉에 맞춰 새롭게 재구성해 리우숴 앱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리우숴는 판매 수익의 5~10%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예 직접 상품 제조업체를 발굴해 직접 계약을 맺고 제품을 올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리우숴라는 선물 전용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리우숴의 목표는 바로 중국 제1호 선물기업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다.
리우숴의 창창한 앞날에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창업하자마자 세쿼이어캐피털로부터 300만 달러 A급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이듬 해 4월엔 3000만 달러 B급 투자도 유치했다. 션난펑(沈南鵬) 세쿼이어캐피털 차이나 회장은 “10년 후 가장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로 원청후이를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