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이먼훙'은 현지 언론에서 최근 중국 경제를 진단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직역하면 '시작이 벌겋다'는 뜻으로 '출발이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악화일로를 걷던 중국 경기지표가 지난달 말부터 갑작스럽게 반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부동산 투자, 소비·생산자 물가, 수출입 지표에서 잇달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는 등 앞서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카이먼훙'을 가리켰다.
3월 석유소비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1, 2월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밖에 3월 철강·비철금속 가격지수도 비록 전년 동기 대비로는 내렸지만 전달 대비로 오르면서 중국 국내 산업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초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중국 정부는 안정적 경제성장을 위한 재정지출과 통화공급을 늘리고 인프라 투자와 세금감면 등을 추진함과 동시에 구조조정 개혁을 실시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인프라 부문 투자 효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개위와 각 지방정부, 수리·철도 부문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정부가 건설 방면에 배정한 자금이 3조 위안(약 533조원)이 넘는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14일 보도했다.
발개위는 올 3월에만 총 투자액 55억 위안 어치의 8개 고정자산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최첨단 기술프로젝트, 사회공공사업, 산업 프로젝트에 각각 배정된 투자액이 16억 위안, 25억 위안, 13억 위안이다.
류위안춘(劉元春) 인민대 국가발전전략연구원 집행원장은 “현재 정부 투자는 중국 경제의 단기와 중장기 성장계획과 모두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4조 위안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처럼 단기적 상승효과만 노린 게 아니란 뜻이다.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개혁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1분기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중 하나가 과잉생산 해소와 좀비기업 정리였다.
특히 양대 공급과잉 산업인 석탄과 철강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 정부는 향후 3~5년내 철강·석탄업에서 각각 1억~1억5000만t, 5억t의 과잉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8개 성급 지방정부에서 이미 관련 개혁안을 국무원에 제출한 상태다. 산시성은 2020년까지 2억5800만t의 석탄 과잉 생산량을 해소하기로 했다. 허베이성은 오는 2017년까지 철강과 석탄 생산량을 각각 6000만t, 4000만t씩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15일 예정된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중국 안팎의 기관들은 6.7~6.8%를 예상하고 있다. 비록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지만 2분기에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물론 지나친 낙관적 전망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직 중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확실히 들어섰다고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 자오천신(趙辰昕) 발개위 대변인도 오는 15일 발표될 소비·투자·생산 지표를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 난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데다가 최근의 거시경제 지표 개선이 외부환경에 기인한 부분이 큰 만큼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공급과잉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해고문제나 기업부채, 은행권 부실대출 문제 등은 중국이 안정적 경제성장을 실현해나가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