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저쪽(야권)이 갈라져서 싸우는 동안 주변에서 여당 후보 지지하는 사람이 좀 늘었어요. 야권 후보 두 명이 단일화를 했어야 게임이 좀 됐을 텐데, 이제는 선거가 코앞이니…”(서울 중구 필동삼거리 인근 P공인중개업소 대표)
지상욱 새누리당 후보의 독주냐, 이지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의 막판 뒤집기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불과 4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 변수가 사라진 서울 중구성동구을 선거구는 긴장감이 다소 사그라진 분위기다.
YTN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 후보의 지지율은 37.0%로, 이 후보(20.5%)와 정 후보(30.4%)를 크게 앞섰다. 적극 투표층에서의 지 후보 지지율은 37.0%로, 이 후보(23.7%)와 정 후보(29.0%)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성인 510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응답률은 12.1%. 공표 날짜는 7일이며 유선전화 면접 방식.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두 야권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됐을 경우, 산술적으로 야권 지지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기회가 날아가면서 지 후보의 독주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구 남창동 남대문시장에서 남성 의류점을 운영하는 신모(49)씨는 “사실 친한 주변 상인들끼리는 현 의원인 정 후보를 지지해왔는데,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며 “야권 연대가 불발되자 오히려 여당 후보를 찍겠다는 상인도 생길 정도로 실망감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황학동 중앙시장 인근 노점상 박모(52·여)씨도 “국민의 마음을 안다면 야당이 힘을 좀 합쳤으면 좋겠는데, 왜 그렇게 또 찢어졌는지 모르겠다”면서 “주변 사람들 마음이 여당 쪽으로 많이 돌아서서 이번 선거도 새누리당이 쉽게 이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구성동을 선거구는 중구의 인구 하한선 미달로 이번 총선에서 성동구(금호동·옥수동)와 통폐합된 지역구다.
해당 지역 유권자들은 새롭게 구성된 선거구만큼이나, ‘정치 초단(初段)’ 후보들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좀 더 이름 있는 정치인이 나왔어야 했다는 눈치가 역력했다.
중구 필동삼거리의 한 편의점 사장인 염모(37)씨는 “지 후보는 아내(심은하) 때문에 인지도가 높을 뿐, 총선은 첫 도전이고 이 후보도 정치는 이번이 처음 아니냐”면서 “정 후보도 이제 막 초선인데, 서울 내에서의 중구와 성동구의 역할을 고려했을 때 힘을 더 쓸 수 있는 거물급 후보가 나오지 못한 게 아쉽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하철 6호선 금호역 인근 G공인중개업소 중개도우미 김모(50·여)씨도 “주변 동네가 낙후돼 있고 상권도 다 죽은 상황이라, 이참에 이 지역을 확 바꿨으면 한다”면서도 “나온 후보들이 자신의 공약을 전부 실현할 수 있을 능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물음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