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그룹 아이오아이(IOI)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여러 잡음을 내고 있다. '지상파 출연 무산'부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 하는 질의 뮤직비디오까지 부정적 이슈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째 이 과정에서 상처받는 건 팬들밖에 없다는 의심도 든다.
7일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군 이슈 가운데 하나는 아이오아이의 지상파 출연 가능 여부였다. 아이오아이는 다음 달 정식 데뷔를 앞두고 여러 프로그램과 출연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 하지만 논의되던 프로그램 일부가 없던 일이 되면서 Mnet이라는 케이블 출신인 아이오아이를 지상파에서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아이오아이는 최근 종영한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선발된 11명의 멤버가 모여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서로 다른 기획사에서 모인 100여 명의 연습생 가운데 선발됐고, 그래서 멤버 각각의 소속사가 다르다. 11명의 멤버 가운데 같은 기획사에 적을 둔 연습생은 둘둘씩 모두 네 명. 즉 아이오아이는 이들을 위탁 관리하는 YMC엔터테인먼트까지 도합 10개의 기획사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그룹인 셈이다.
'프로듀스 101'은 데뷔를 꿈꾸는 소녀들의 꿈을 국민 프로듀서(시청자)가 이뤄준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유명 케이블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합을 벌일 정도면 이미 기획사 내에서도 데뷔 조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듀스 101'은 어느 정도 데뷔가 유력시되는 연습생들이 사전에 자신들의 얼굴을 대중에게 알릴 좋은 기회가 됐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기획사 데뷔 조들은 이미 회사에서 어느 정도 활동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얼굴을 알리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영원할 수 없을 아이오아이 활동에만 목매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아이오아이 활동을 아무리 열심히 한들 결국 1년이 되면 흩어질 운명. 아이오아이에서 센터를 한다고 해서 실제 자신이 속할 그룹에서 센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때의 인기가 자신의 본 활동에까지 이어질 것도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아이오아이에서의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장차 활동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각각의 소속사 입장에서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린 연습생들을 자신들의 계획대로 프로듀싱 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다. 실제 '프로듀스 101', 아이오아이와 연관된 여러 가요계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해 봐도 아이오아이 자체의 활동에 대해선 크게 미련을 두지 않는 눈치다. '프로듀스 101'과 아이오아이를 종착점이 아닌 활동의 교두보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도 굳이 아이오아이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5월은 엑소, 방탄소년단, 인피니트 우현, 악동뮤지션, 나인뮤지스, 김정훈, 베스티 등 여러 인기 뮤지션들이 컴백을 예고한 시기다. 이달 안에도 아이돌 명가 SM의 신인 보이그룹 NCT U와 루키 세븐틴이 출격한다. 그만큼 '모시고 싶은' 게스트들이 많아지는 셈이다.
이쯤 되면 아이오아이 활동에 아쉬운 건 팬들뿐이라는 넋두리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국민 프로듀서들은 아이오아이 하나를 보고 한 표를 행사했지만 아이오아이를 둘러싼 시선과 이해관계는 너무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