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위’ 현대중공업 독주 끝나나?···대우조선해양과 턱밑 차이

2016-02-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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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선박 수주잔량 기준 1위를 독주해 오던 현대중공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영국의 조선·해양조사기관인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조선그룹별 수주잔량 순위에서 1위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205척, 89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2위 대우조선해양은 143척, 867만7000CGT로 집계됐다. 양사간 차이는 24만3000CGT로, 이는 클락슨리포트가 조선그룹별 수주잔량 순위 데이터를 제공한 2008년 6월 이후 가장 좁혀졌다.

CGT는 운송화물이 다양화되고 선형도 대형화, 전용선화 하는 동시에 비교적 단순했던 선종, 선형이 다종, 복잡해지면서 선박의 외부와 차폐된 모든 공간을 전부 대상으로 해 산출하는 총톤수(G/T) 단위로는 선박의 크기를 정확히 평가하기가 곤란해져 조선소간 혹은 국제간의 선박 건조량을 비교하기 위해 각종 선박의 건조량을 표준화물선에 대한 값으로 환산한 톤수다.
예를 들어 범용선박인 벌크선과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은 선박 그대로 보면 1척이지만 CGT로 환산했을 때 수치는 LNG운반선이 벌크선보다 높다.

클락슨리포트 집계 이전에도 이미 1위였고, 2위와 상당한 차이를 이뤘던 현대중공업이었기에 현재의 상황은 심각하다.

최근 수년간 지속돼온 상선 발주 부진에 상대적으로 선박 건조 및 인도가 빠른 현대중공업의 특성이 반영돼 경쟁사에 비해 수주잔량 감소폭이 빠른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 사실상 선박 발주가 전 세계적으로 수십 척에 머무는 등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대우조선해양이 고부가가치 선박을 추가 수주하거나 현대중공업의 선박 인도 일정이 빨라지는 상황이 겹친다면 순위는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털어내면서 구조조정 작업을 지속중인 현대중공업은 무리를 해서라도 1위를 유지하기보다 수익 위주의 경영을 펼치겠다는 방침이어서 예측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조선소별 순위에서 울산 조선소가 1위를 내주었기 때문에 조선그룹별 1위에서 내려앉는다면 글로벌 조선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자랑으로 내세웠던 장점이 대규모 조선소 인프라를 통해 규모의 건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규모의 건조를 통해 자재 및 물자 구매비용을 낮출 수 있고, 풍부한 숙련공들이 조업을 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즉 수주한 한 척의 배가 적자를 보더라도 다른 선박에서 거둔 흑자로 이를 메울 수 있어 전체적인 영업수지를 맞출 수 있다. 이는 수주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이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하지만, 향후 해운시황을 놓고 볼 때 글로벌 조선산업은 2008년 이전의 황금기가 도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는 대규모 건조능력을 바탕으로 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들이 사업전략을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1위 유지 여부는 회사의 노력 여하 보다는 시황에 달려있다고 보는 게 맞다. 지금과 같은 발주 부진의 상황에서 1위를 지키느냐 못하느냐는 큰 문제가 아니다”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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