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KAI 사장 "한화·두산 지분매각, 항공산업 신뢰 부족 탓"

2016-01-2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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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 KAI 사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사진=KAI]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최근 잇달아 진행된 KAI 지분매각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 사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최근 한화와 두산의 잇단 지분매각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저 같으면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하 사장은 “두산과 한화의 오너들 생각이 달라 전문경영인으로 지분이동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못하겠다”면서도 대기업들의 KAI 지분매각에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두산, 한화에 이어 현대차까지 블록딜 움직임이 보이면서 해외 마케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하 사장은 “해외 마케팅을 할 때 정부가 대부분 지분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된다”며 “당장 새주인을 찾는 등 매각에 대한 논의보다는 국책사업인 KF-X 등 체계적으로 수출을 늘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항공산업에 대해 의구심 대신 신뢰를 보여 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벌그룹 회장님들이 (항공산업에 대해) 신뢰를 못가져 팔아버려서 그렇다”며 “어둡고 힘들었던 항공산업만 보지말고 화려한 미래도 봐달라”고 당부했다.

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나라별로 있지만, 항공산업의 경우 대륙별로 있어 희소성 가치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 에어버스, 미국 민항기쪽은 보잉, 군수쪽은 록히드 마틴 등 대륙별로 한군데 뿐”이라며 “KAI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항공이 체계개발 업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대우, 삼성, 현대 항공부문이 30년간 적자를 보다가 통합돼서 아직도 적자 산업으로 인식하는 게 문제”라며 “더이상 1970~80년대 항공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이후 차세대 한국산업을 이끌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항공산업에 대한 인식부재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 사장은 “미국의 경우 자동차 회사는 팔아도 항공과 우주산업은 꽉 쥐고 있는 것은 그만큼 돈이 되기 때문”이라며 “과거에 항공산업이 어려웠으니 미래에도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산업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항공산업의 경우 팔 때는 ‘을’이지만 팔고 나서는 ‘슈퍼 갑’이 된다”며 “해외수출의 경우 국내수요보다 마진율이 50~60% 나는 등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28일 여의도 CCMM에서 KAI 기업설명회(IR)이 진행되고 있다.[사진=KAI]


한편 KAI는 이날 지난해 매출액 2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28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2014년 대비 매출액 26%, 영업이익 77% 증가한 수치다. 10조원에 달한 수주는 전년대비 416%가 증가된 수치이며, 수주잔고도 63% 증가한 18조3000억원으로 장기성장성이 더욱 강화됐다.

KAI는 기존 내수중심에서 수출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내수 38%, 수출 62%의 매출구성을 보인다.

T-50IQ 이라크 수출기의 본격 생산과 FA-50PH 필리핀 수출기의 납품 시작으로 완제기 수출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보잉, 에어버스 핵심구조물의 증산으로 민수 매출이 상승했다.

FA-50과 수리온 2차양산 등 내수물량의 순조로운 생산 및 납품으로 안정적 매출이 지속 발생되고 있다.

KAI는 대형 개발사업 계약 체결로 대규모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6월 LCH·LAH(소형민수·무장헬기) 체계개발 계약을 맺은데 이어, 12월 건군이래 최대 개발사업인 KF-X(한국형전투기)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또 T-50 태국 수출, 보잉·에어버스의 항공기 핵심구조물 신규수주 및 연장계약을 통해 수출사업을 확대했다. 경찰청 헬기 추가수주, 산림청 및 제주소방 헬기 신규수주로 수리온 파생형 헬기의 국내 관용시장 진출을 넓혔다.

KAI는 올해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 수주 6조5000억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연평균 20%이상 성장을 통해 2020 비전인 ‘2020년 연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 항공기업 도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성용 사장은 “2015년은 2020년 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 항공기업 도약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 한해였고, 현재 KAI는 대한민국 항공산업사에서 유례가 없던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있다”며 “KF-X. LCH·LAH사업 등 대형 개발사업의 차질없이 수행하고, T-X 사업수주에 성공해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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