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의 하이뎬(海澱)구에 위치한 호화주택 '완류수위안萬柳書院)'이 ㎡당 20만3000위안(약 3700만원)으로 베이징 역대 사상 최고가로 매매됐다. 바로 다음날 차오양(朝陽)구의 또 다른 호화주택 ‘스관(使館)1호원’이 이보다 더 높은 ㎡당 21만3000위안에 거래됐다. 채당 가격으로 따지면 8000만 위안(약 147억원)에 육박했다.
#2. 황푸강변에 위치한 상하이(上海) 초호화주택의 상징인 ‘탕천이핀(湯臣一品)’. 그 동안 호화아파트 시장 급냉으로 거래가 썰렁했던 탕천이핀은 지난 해 11월말 경 잇달아 두채가 각각 ㎡당 25만1600위안, 26만9200위안의 가격에 팔려나가 상하이 호화주택 신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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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우팡닷컴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지난 한해 ㎡당 10만 위안(약 1800만원) 이상에 매매된 호화주택 수는 221채다. 5년래 최대치였던 2011년 거래량의 8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총 매매액은 120억 위안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징의 내로라하는 호화주택인 판구다관(盤古大觀), 완류수위안, 이하오위안이 각각 거래액 기준 1~3위를 차지했다. 총 거래액은 각각 68억1700만, 16억3000만, 4억3000만 위안에 달했다.
특히 상하이 호화주택 시장은 그 어느 도시보다 뜨거웠다. 퉁처(同策)컨설팅연구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상하이에서 ㎡당 10만 위안 이상의 고가에 팔린 호화주택은 모두 597채에 달했다. 전년도의 144채에서 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 해 중국 전역에서 ㎡당 10만 위안 이상 가격에 매매된 호화주택 거래액 기준 상위 10위권에는 탕천이핀, 화저우쥔팅(華州君庭), 중량하이징1호(中粮海景一號) 등 상하이 호화주택 8곳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광둥성 선전 호화주택 시장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선전 집값은 지난 한해에만 37.7% 폭등하며 전국에서 최고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실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비해 선전 호화주택 시장은 걸음마 단계였다. 지난 2013년만해도 ㎡당 5만 위안 정도면 호화주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떠오른 선전 집값이 폭등하며 10만 위안 이상의 호화주택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통 호화주택 단지가 모여있는 허우하이만(后海灣) 지역의 '선전완(深圳灣)1호'. ㎡당 19만 위안짜리 집들이 지난 해 1~11월 모두 141채가 매매됐다.
평균 집값으로 따지면 베이징·상하이보다는 아직 낮지만 전체 거래량으로 보면 오히려 상하이 베이징보다 선전이 '한수 위'라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선전 전체 신규주택 매매시장에서 2000만 위안(약 36억5000만 위안) 이상의 호화주택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0%에서 지난 해 0.5%로 늘었다. 줄곧 0.5%에 불과하던 1000만 위안 이상 주택의 매매 비중도 지난해 2.5%까지 뛰었다.
이처럼 2015년은 중국 호화주택의 원년(元年)이라 불렸을 정도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중국 호화주택 시장이 달아오른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책이다. 그 동안 고삐를 조였던 주택 구매규제가 풀린데다가 잇단 금리 인하 단행으로 전체 부동산 경기에 온기가 돌았다.
중국증시 호황도 한몫 했다. 증시가 폭등하며 챙긴 투자수익도 대거 호화주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것. 이와 함께 창업열풍 속에 성공한 청년 기업인들이 '부패와의 전쟁'으로 호화주택 시장에서 발걸음을 돌린 정부관료나 국유기업 임원들의 빈자리를 대체했다.
이밖에 대도시 중심부 지역에 택지 공급량이 부족해지면서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는 자연스럽게 건설사들의 주택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호화주택 시장 활황세가 올해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해 너무 많은 호화주택 물량이 시장에 풀려 주택 재고 문제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록 (호화주택) 거래량이 대폭 늘었지만 공급량이 워낙 많아 전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올해 베이징 전체 호화주택 미분양 물량이 3000채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