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수입하는 국내로선 일반적으로 저유가가 긍정적이지만, 유가가 지나치게 하락해 글로벌 경기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11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선이 붕괴돼 20달러대 중반까지 떨어지고 있다.
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 요인 등으로 향후에도 저유가가 계속되다가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업체들의 도산이 이어져 생산량이 감소하면,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최대 은행인 버클레이는 당초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해 올해 평균 37달러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IA는 단기유가전망보고서를 통해 북해산 브렌트유가 올해 평균 40달러, 내년 50달러대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서부 텍사스유는 이보다 각각 2달러, 3달러 낮은 가격대를 예측했다.
EIA는 그러나 유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저유가에 따른 소비진작으로 내수 호전 추세가 이어졌지만, 원자재값 하락으로 인한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내수 회복 흐름도 약화될 것이 우려된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유가는 산유국의 생산 원가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이들 국가의 재정 취약성 확대로 인한 글로벌 자금유출이 최대 불안요소”라며 “원자재 관련 개도국의 경기위축은 이들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석유 수출국이 저유가 대응을 위해 통화가치 절하에 나서 국내 수출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확대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을 전망이다. 반면 저유가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 현상도 상존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세계 정제설비에 대한 투자 계획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며 석유제품 공급이 제한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올해 휘발유 등의 정제마진은 양호한 흐름을 보일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