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53) 돈 늘고 늙어가는 중국.."건강하자" 의료기기 시장

2016-01-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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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조 2025' '건강한 중국' 등 정책적 지원도 '든든'

[사진=GE헬스케어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올해 1월 1일부터 ‘한 가구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하고 ‘전면적 두 자녀 출산’을 허용했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바꾼 배경은 뭘까. 바로 중국 인구의 고령화다. 커진 파이를 채울 노동가능 인구는 줄어들고 평균 수명은 길어졌다. 중국이 늙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해 열린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이하 ‘18기 5중전회’)에서 향후 5년간 중국 경제·사회 발전의 길을 열어줄 ‘13차5개년 계획(2016~2020년)의 주요 목표로 ‘샤오캉(小康)사회(누구나 잘 먹고 잘 사는 여유있는 중산층 사회)' 건설 마무리를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까지 주민 평균 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 점점 '늙고' 지갑은 '두툼'...초고속 성장 中 의료기기 시장

중국은 ‘늙고’ 중국인의 ‘돈’은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인이 의식주 기본 수요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특히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건강' 관련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은 200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인구의 7%를 넘어서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50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강' 혹은 '의료'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다수 사람들은 병원이나 제약 분야를 떠올린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하고 그래서 커질 수 밖에 없는 시장은 바로 ‘의료기기’다. 어느 병원이나 환자의 병을 진단, 치료하기 위한 의료기기가 필요하고 개인의 일상적 건강관리를 위한 심박수 측정기 등 가정용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로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전망에도 환하게 '그린라이트'가 켜진 상태다. 
 

[그래픽= 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중국 산업분석 전문사이트 첸잔왕(前瞻網) 통계에 따르면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01년 179억 위안에서 2013년 2120억 위안으로 약 12배가 늘어났다. 2014년에도 전년대비 시장규모가 246억 위안 늘어난 2556억 위안을 기록하며 무려 20.5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0년이면 5000억 위안 육박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또 전체 의약 시장에서 의료기기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통해 막대한 시장 잠재력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전체 의약 시장규모는 1조3326억 위안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의료기기 시장은 2556억 위안(2014년) 규모로 1대 0.19수준이다. 이는 세계 평균인 1대 0.7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1대 1.02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환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로 의료기기 시장 수요 증가와 연결된다.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특히 혈당 측정기, 안마기, 혈압측정기, 보청기 등의 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혈당측정기의 경우 오는 2020년 시장 침투율이 55%까지 치솟으며 시장규모가 102억7000만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안마기는 일상적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의료기기로 오는 2020년 시장규모는 241억7000만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혈압측정기와 보청 기 시장규모도 오는 2020년 각각 240억 위안, 50억 위안을 웃돌며 중국 의료기기 시장 발전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당국이 추진 중인 의료보험 개혁도 의료기기 시장에는 호재다. 지난해 중국 국무원은 서민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중병 치료비 절반 이상을 의료보험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추가로 보험 혜택을 받게 될 중국인은 7억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7억명의 새로운 ‘소비자’가 의료시장 진입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 '중국제조 2025' '건강한 중국' 정책 지원도 '든든'

중국 당국은 최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지난해 5월 ‘중국제조 2025’를 내세웠다. 산업 전반은 태동, 발전하고 있지만 기술력이나 실력이 부족해 세계의 공장에 머물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체개발 기술, 막강한 첨단설비로 무장한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자는 야심찬 전략이다. 이 계획에서 강조된 ‘선진화’ ‘기술력 증강’ 등이 필요한 집중 융성 신흥산업의 하나로 바로 ‘의료기기’가 언급됐다.

‘중국제조 2025’ 전략은 중국 의료기기 혁신능력과 산업화 수준 제고를 강조하고 구체적으로 촬영설비, 의료용 로봇 등 최첨단 의료기기 분야 중점 발전, 관상동맥 치료를 위한 체내 생분해 혈관 스카폴드(BVS: bioresorbable vascular scaffold emd),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웨어러블 기기, 원거리 의료기기 등을 적극 개발하고 생물 3D 스캔, 다기능 줄기세포 배양 기술 개발·응용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발해(渤海)증권은 “이는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중시하고 있고 첨단의료기기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라며 “중국 의료기기 산업이 곧 황금발전기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방(德邦)증권도 “ ’중국제조 2025’ 전략 추진은 중국 의료기기 산업에 장기적인 호재가 될 것”이라며 “동시에 의료기기 산업의 구조조정을 이끌어 중국 의료기기 산업 전체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25% 첨단기기 시장을 해외 유명브랜드가, 75%의 저가 기기를 중국 국내 업체가 각각 장악하고 있는 구조다. ​중국 10대브랜드망(www.china-10.com)에서 선정한 2015년 중국 의료기기 10대 브랜드 1~3위는 미국의 GE 헬스케어, 독일 지멘스, 네덜란드 필립스가 차지했다. 그 뒤를 중국 기업인 마이루이(邁瑞), 둥롼(東軟), 신화의료, 위웨(魚躍) 등이 이었다.

아직까지는 저가 시장의 비중이 첨단 의료기기 시장에 비해 커 나날이 국내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에도 각각의 입지와 실적은 양호한 수준이다.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것도 전반적인 '상승곡선'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다. 

하지만 향후 발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중국 의료기기 기업이 ‘다(多 많고)•소(小 작고)•고(高 높고)•약(弱 약한)’의 국면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규모 다수 기업이 특정지역에 몰려 산업 밀집도가 높고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약한 현실을 극복하지 않으면 '황금알'을 낳을 의료기기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가져갈 수 있는 파이는 오히려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중국(健康中國)’ 정책도 곧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해 3월 양회(兩會 전국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건강은 기본적인 수요로 의료·보건산업 수준 향상을 통해 건강한 중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9월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이미 13차5개년 계획에 포함될 ‘건강한 중국 건설을 위한 계획(2016~2020년)’ 마련에 착수했다”며 주민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곧 등장할 것임을 예고했다. '건강한 중국 계획'은 3월 양회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의료기기를 포함한 주민 건강과 관련된 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신흥산업이다. 중국의 잠재력은 상대적으로 더욱 크다. 미국의 건강 관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캐나다와 일본은 10%에 달한지만 중국은 4~5%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건강한 중국 계획’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되면 10조 위안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는 곧 의료, 보건 산업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 의료기기 시장이 '황금기'에 진입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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