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52) 90조원 중국 온라인여행시장…BAT-항공사 '힘겨루기'

2016-01-08 07:00
  • 글자크기 설정

연간 30%씩 성장…2017년 5000억 위안 전망

대부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장악

최근 항공사들 '취날' 집단 보이콧

중국 온라인여행시장 현황[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해 10월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에서 ‘메가 딜’이 성사됐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1,2위 업체인 시트립과 취날이 합병을 선언한 것. 양사의 합병 배후에는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가 자리잡고 있다. 바이두는 중국 온라인여행사 1,2위를 모두 손에 넣으며 온라인여행 사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두 뿐만 아니다. 이미 알리바바, 텐센트도 산하에 온라인여행사 두서너 개씩 두고 있을 정도로 중국 BAT 인터넷기업 온라인 여행시장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중국인의 소득 향상과 함께 인터넷 보급 확대로 온라인여행시장의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에 주목한 것.

실제로 중국 온라인여행 시장은 연간 30%씩 성장하며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엔포데스크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온라인 여행시장 규모는 2798억2000만 위안(약 50조원)에 달했다. 2015년 1~3분기엔 이미 2800억 위안을 넘어서 연간으로는 3500억 위안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전체 관광시장의 10%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만큼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 규모 잠재력이 어마어마함을 보여준다. 엔포데스크는 오는 2017년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 규모가 5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온라인여행시장 최강자는 시트립으로 지난 해 상반기 기준 시장 점유율 3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취날, 알리트립, 이룽, 투뉴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대부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투자하고 있는 여행사들로 미국 뉴욕 나스닥에도 상장해있다.

2000년대 중국인의 소득 제고로 해외관광이 활성화하면서 중국 온라인여행사들은 미국 뉴욕 증시 문을 두드려왔다. 2003년 시트립을 시작으로 이룽(2004년), 취날(2013년), 투뉴(2014년) 등이 나스닥에 줄줄이 상장했다. 특히 바이두가 투자한 취날왕의 경우 상장 당일 주가가 89%까지 뛰며 대박을 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온라인여행사들은 나스닥 상장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기업 몸값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엔 관광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있는 중국정부가 적극 지원사격에 나서며 온라인여행시장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해 9월 중국 관광산업 5개년 발전계획인 이른 바 '인터넷 플러스 관광 액션플랜'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온라인 여행 투자를 전체 여행업 직접 투자의 15%, 온라인 여행 소비지출을 전체 여행소비 규모의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관광 관련 소프트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 온라인 여행 및 이를 촉진하기 위한 각종 신기술 신제품 신업종 신모델에서 혁신을 장려함으로써 1조 위안 여행 소비, 1조 위안 시장보너스, 1조 위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중국 온라인여행사[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모바일 시대…'여행 웨이상'이 뜬다

중국에서 최근 뜨고 있는 것은 모바일 여행이다. 항공권·호텔 예매부터 관광지 입장료 결제, 식사, 쇼핑까지 모두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엔포데스크에 따르면 2014년 중국 모바일 여행 시장 규모는 1247억3000만 위안(약 22조3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온라인 여행시장의 44.6%에 달하는 비중이다. 2015년 수치가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모바일 비중이 PC를 뛰어넘을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여행 웨이상(微商)’은 최근 모바일 여행에서 가장 '핫'한 이슈다. 웨이상은 본래 중국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 웨이신)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물건을 파는 사람을 일컫는다. 현재 중국내 웨이상 수는 2000만명이 넘는다. 이중 위챗에서 여행상품을 파는 사람이 바로 여행 웨이상이다.

지난 해 5월 시트립이 처음으로 ‘여행 웨이상’ 10만명 모집 계획을 내놓았다. 여행 웨이상이 시트립에서 판매하는 각종 항공·숙박·여행상품을 골라서 직접 ‘나만의 여행상품’을 설계한 후, 위챗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추천해 판매하면 시트립으로부터 최소 0.5%(항공권 예매)에서 최대 5%(호텔 예약)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여행 웨이상들은 상품만 판매하고, 나머지는 모두 시트립에서 책임진다.

시트립에 따르면 여행웨이상은 월 평균 1만 명씩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개별 여행 웨이상당 월 평균 매출액은 최고 100만 위안(약 1억7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트립의 성공에 이제 다른 중소 여행사들도 시트립을 따라 웨이상을 이용한 여행상품 마케팅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추세다.

▲항공사와 '힘겨루기'도…

새해 벽두부터 중국 온라인여행업계 발전에 경종을 울릴만한 '핵폭탄 급' 이슈가 터져나왔다. 중국 항공사들이 중국 2대 온라인여행사 취날에 대해 집단 보이콧을 선언한 것.

남방항공과 하이난항공을 시작으로 중국국제항공, 동방항공, 톈진항공, 쓰촨항공, 충칭항공 등 모두 9개 중국 항공사들이 취날왕 공식 웹사이트내 자사 전용 페이지를 폐쇄했다. 취날의 항공권 가격, 항공권 사용조건 임의 변경, 항공권 환불시 수수료 임의 책정, 항공기 시간 변경 미고지 등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대거 접수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러한 문제가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상 핑계거리에 불과하며 사실상 항공사와 온라인여행사간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실 대부분의 중국인은 온라인여행사에서 항공권을 예매하는 게 보편화 돼있다. 항공사마다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항공사 웹사이트를 이용해 예매하는 경우는 30%도 채 안 된다. 이에 따라 대다수 항공사들은 온라인여행사에 수수료를 지불해왔다. 

하지만 최근 항공사들이 온라인여행사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판매 채널 강화에 팔을 걷어부친것.  게다가 지난 해 국무원이 3대 국유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 남방항공, 동방항공에 현재 10~20%의 직판 비율을 3년 내 50%까지 늘리고 수수료를 2014년 기준의 절반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항공사들이 직판 비율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여행사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 것. 이에 중국 온라인 항공권 예매 시장점유율 38.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취날이 첫 번째 ‘희생양’이 된 셈이다.

모바일 시대 들어서 항공사뿐만 아니라 호텔업계도 차츰 자체 모바일 앱을 통한 직접 판매 비중을 늘려가면서 향후 온라인여행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