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양 사장이 올해 첫 조직개편을 통해 KB국민카드 출신 부문장을 선임하는 등 체질개선에 돌입한 만큼, 본격적인 ‘KB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체질개선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 내홍이 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화'를 위해서는 KB금융 출신들로 요직을 채우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 사장은 최근 인사에서 전영산 전 국민카드 VIP마케팅부장을 KB손보 고객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전 부문장은 국민은행 출신으로, 국민카드 분사 후 자리를 옮겨 마케팅부문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앞서 KB손보는 지난해 6월 KB금융으로 인수될 당시 허정수 전 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을 KB손보 경영관리부문장(CFO)으로 영입한 바 있다. 현 조태석 방카슈랑스 본부장, 신현진 최고리스크책임자(CRO)도 지주 및 KB국민은행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이후 양 사장이 내정될 때까지 공식적인 인사이동은 없었지만, 김 전 사장이 임기만료 이전에 퇴임하면서 전 LIG손보의 'KB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전 부문장의 영입도 은행과 손보사의 연계 마케팅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인사 외에도 KB손보의 은행계 보험화는 이미 출범 초기부터 작업이 진행됐다. 윤종규 회장은 KB손보를 입점시킨 복합점포를 개점하면서 은행과 증권, 손보사 간의 시너지 창출을 꾀했다. KB손보 출범 당시 국민은행이 은행·카드·캐피탈 상품을 묶은 'KB매직카자동차보험'을 출시했던 것도 KB손보를 은행계 보험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작업이었다는 평가다.
‘KB화’를 위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KB지주와 KB손보의 시너지 창출 효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은행업무를 두루 역임한 양 사장의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양 사장이 취임 후 1년간 실제 손보 업무를 진두지휘한 뒤 인사의 향방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인사 과정에서 KB손보의 내홍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독립적인 위치에 있었던 전 LIG손보가 KB 중심의 인사를 통한 체질 변화가 뻔하기 때문이다. 연계영업 등 다양한 시너지를 위해서는 은행업무를 두루 익히고 있는 KB 출신의 인사 영입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B금융이 KB캐피탈(전 우리파이낸셜)을 인수 후 KB국민은행 출신인 박지우씨를 사장으로 앉혔고, 최근 KB신용정보 부사장이었던 김철홍씨를 리스크관리본부·여신관리본부장(부사장)에 선임했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 출신 김홍남씨를 KB캐피탈 상무(기업금융본부장)로 발령하고, 윤영환 KB국민은행 IT기획부장을 KB캐피탈 정보보호본부장으로 선임하는 등 총 7명의 임원 중 4명을 KB출신으로 채웠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우리는 KB손보의 보험 DNA를 지속적으로 지니고 갈 계획"이라며 "단지 KB 출신의 인사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보험과 은행, 카드, 캐피탈 등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