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무선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로 주춤했던 오디오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과거 각 집안 거실의 필수품이던 오디오는 2000년대에 접어들자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MP3플레이어가 오디오의 음악 출력 기능을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의 전자 기기에 고출력의 스피커 장치가 장착돼 오디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10일 시장조사기관 퓨처소스컨설팅에 따르면 무선 홈 오디오 시장은 올해 6760만대에서 내년 8220만대, 2018년 1억29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IHS도 2010년 150만대에서 오는 2018년에는 66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오디오 업계 관계자는 “무선 오디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와이파이에 이어 블루투스 무선 오디오도 연이어 출시되면서 유선으로만 고음질 음향을 구현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각광 받고 있는 IoT 기술의 발달이 무선 오디오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오디오가 IoT 기술로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연결되면 그 활용성이 대폭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해외 오디오 브랜드 관계자는 “사물인터넷과 결합하면 무선 오디오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해외 브랜드들도 사물인터넷을 바탕으로한 스마트 무선 오디오를 출시하기 위해 삼성, LG 등 국내 가전업체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추세에 국내외 오디오 업계는 각자의 콘셉트로 시장 선점에 발 벗고 나섰다.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6일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나란히 무선 오디오를 선보이며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터치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무선 360 오디오 R1’을 CES 부스에 전시해 참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무선 360 오디오는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선 오디오로, 링 라디에이터 기술이 적용돼 거실이나 방안에 두면 360도 모든 방향으로 고음질을 균일하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지난 8일 CES에서 새로운 무선 오디오 6종을 공개했다. 그 중 사운드 바 신제품 3종(SH8, SH7, SH6)은 음원 종류를 자동으로 인식해 음질을 최적화해주는 ASC(Adaptive Sound Control) 기능을 탑재했다. 예를 들어 영화를 감상할 때는 깊고 낮은 음이 출력되고, 뉴스가 나올 때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도록 자동으로 출력 모드가 변경된다.
보스, 야마하, 뱅앤올룹슨 등 해외 오디오 업체들은 고급화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양의 판매량을 올리기 보다는 기술개발에 주력하며 마니아층을 겨냥, 다소 높은 가격대라도 고음량 고품질의 오디오를 판매해 국내 기업과 차별성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0월 보스는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무선 홈오디오 제품 ‘사운드터치 시스템’ 시리즈 3종을 선보였다. 야마하는 지난달 와이파이를 통해 무선 스트리밍 기술을 구현한 신제품 무선 오디오 ‘ISX-80’을 출시했다.
양사 모두 70~8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으로, 20~3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제품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덴마크 오디오 전문업체인 뱅앤올룹슨의 유무선 블루투스 스피커 ‘베오플레이 A6(BeoPlay A6)’는 999만유로(약 133만원)이다.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워낙 고가 제품이고, 공략하는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경쟁사는 없다고 본다”라며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라인업을 늘려가며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