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별명은 'Mr(미스터).원칙'이다. 업무에 있어서 늘 법과 원칙을 중시해서다. 이는 관료시절 금융권의 굵직한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됐다.
김 회장은 과거 금융감독위원회 시절 장기간 표류하던 현투증권 매각의 실마리를 찾았고,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시절에는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는 점도 김 회장의 원칙이다. 그는 "업무는 분명하되, 상대에게는 편하면서도 매너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 수장으로 지낸지 어언 8개월, 소회를 물었더니 김 회장은 "농협을 내부에서 경험해 보니 농업·농촌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조직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으며, 조직에 대한 로열티와 강한 직원 간의 유대감이 농협을 50년 이상 유지시킬 수 있는 저력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애정만큼이나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김 회장은 "조직 규모가 방대하다보니 스피드와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농협금융의 조직문화에 실용주의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내 몫이다"고 말했다.
이런 실용주의 문화를 위해 진행한 것이 당장 회의 및 보고문화를 '스피드' 있게 정비한 일이다. 대면보고를 줄이는 대신 전화나 SNS보고 등으로 대체했고, 집무실을 열어둬 직원들과 좀더 소통할 수 있게 했다.
김 회장은 효율성을 중시하다보니 업무 외 시간까지 일에 매달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는 "사무실에 붙어만 있으면 (생산적인) 생각도 안난다. 야근하면 효율도 떨어지니 직원들한테도 야근하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업무시간 외에는 주로 드라이브를 한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많지만 생각을 할 수 있어서다. 올해 경영키워드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돈 버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회장은 "지금과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하고 해외갈 때도 종합적으로 입체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인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그 성공사례를 1월에 보여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에는 영화 '히말라야'를 봤다. 히말라야는 엄홍길 대장(황정민)이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 후 하산하다 유명을 달리한 故박무택(정우)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꾸린 휴먼원정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산악영화다.
김 회장은 "(영화를)집사람이랑 봤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극한 상황에서의 협동심, 도전정신, 신뢰 등이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약력]
▲1952년 충남 보령 출생 ▲서울고ㆍ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경희대 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23회 ▲금융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수출입은행장 ▲농협금융지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