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016년 미국 거대 IT기업의 눈은 어디로 향하나?

2016-01-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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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가상현실, 드론 등 생활 깊숙히 파고드는 첨단기술에 집중 투자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2016년은 공상과학소설이 현실의 기술로 바뀌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의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27일(이하 현지시간) 올해의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술들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2016년을 맞이하는 전세계 기술산업은 그 어느때보다도 들떠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테크버블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수많은 투자금이 기술 기업에 몰렸다. 가상현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등 공상과학에서 등장하던 용어들은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SE(세계가전박람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2016년 전세계 기술산업을 이끄는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의 눈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지난 연말 미국 시가총액 1위, 2위를 휩쓴 애플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그리고 3위와 6위를 기록한 MS와 아마존과 7위로 부상한 페이스북 등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3가지 기술은 AI, 증강현실, 드론이었다. 이들 거대 회사들은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의 흡수, 신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다가오는 기술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영화 AI 포스터]


◆ 스스로 공부하고 발전하는 인공지능(AI) :  인공지능은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인간과 가까운 컴퓨터를 만드는 것을 뜻하는 인공지능의 범위는 인간이 음성, 동작 등을 통해 사람이 표현하는 것을 인식하는 기술부터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로봇을 만드는 기능까지 매우 폭넓다. 

AI 산업에서 미국 거대기업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모바일 개인비서다. 구글을 비롯해 애플과 페이스북 등 주요 기업들은 컴퓨터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강화학습: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통해 더욱 발전된 AI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터넷을 거대한 AI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 구글는 매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딥 러닝을 연구개발하는 연구기업 딥 마인드를 인수하며, AI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의 인식 모바일 비서인 구글나우는 현재 음성인식 정확도가 90%를 넘어섰으며, 2017년에는 64가지 언어의 통역서비스까지 장착될 예정이다. 

애플 역시 지난해 10월에 딥 러닝 관련 기업 퍼셉티오(Perceptio)와 음성인식 스타트업 보컬아이큐(VocalIQ) 두 곳을 잇따라 인수했다. 특히 보컬IQ는 인공지능의 대화 기능을 향상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애플의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Siri)' 및 스마트카 운영체제(OS) '카플레이' 등에 적용될 전망이다. 애플의 모바일 개인비서 서비스인 시리는 낮은 음성인식 성공률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혀왔다.  

페이스북도 메신저에 인공지능 비서 'M'을 탑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사용자의 질문에 채팅으로 답하는 챗봇과 비슷한  M은 인공지능을 통한 질의응답과 정보검색은 물론 사람 대신해 제품구매나 예약까지 해주는 기능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해 음성인식 플랫폼 개발업체인 윗에이아이를 인수하고 세계적인 AI 전문가인 얀 레쿤 뉴욕대 교수를 영입하는 등  AI 분야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홍보동영상 


◆ 현실과 기술을 결합하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미국의 디지털 전문 컨설팅 업체인 디지-캐피털 (Digi-Capital)은 지난해 4월 VR·AR 시장의 성장규모가 2020년에는 1500억달러 (한화 176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실물세상에 가상으로 디지털 정보를 추가해 보이도록하는 증강현실(AR) 시장은 1200억 달러로 급속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AR (증강현실) 기술은 전자상거래, 전화통화, 웹서핑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가상현실(VR) 시장은 30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디지-캐피탈은 예측했다. 

가상현실 VR의 대중화에의 선봉에 선 기업 역시 구글이다. 구글은 3차원 영상 헤드셋 '카드보드'를 2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VR 시대를 앞당겼다. 이 기계를 장착하면 스마트폰과 유튜브를 통해 VR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구글은 VR 영상 제작과 유통을 결합한 VR 플랫폼 점프(JUMP)를 내놓으면서 가상현실 생태계 성장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또한 구글은 증강현실 기술분야의 선두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매직 립 (Magic  Leap)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구글의 CEO인 순다 피차이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매직 립은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연례행사 '빌드 컨퍼런스 2015'에서 홀로렌즈(HoloLens)를 공개해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홀로렌즈는 윈도10을 기반으로 둔 VR·증강현실(AR) 기기로, MS는 혼합현실 기기라고 부르고 있다. 모바일 헤드셋 형식으로 된 이 제품 개발키트는 올해 초에 3000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차후에 출시될 예정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결합한 기술은 인간을 현실과 유사한 가상현실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가능케 한다.  이 기술은 물론 군사 훈련,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지난해말 최근 직원들에게 ‘#MadeWithHoloLens’란 해시태그와 함께 홀로렌즈 활용 아이디어를 외부에 공유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아이디어 수용에도 나섰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대표적인 VR 기업 중 하나인 오큘러스(Oculus) VR 인수로 가상·증강현실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큘러스 VR은 팔머 러키가 2012년 세운 신생기업으로, 안경이나 헬멧처럼 머리에 쓰는 방식의 디스플레이인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바로 앞에서 가상현실이 펼쳐지는 듯한 몰입감이 가장 큰 특징이며, 게임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소니의 '프로젝트 모피어스'와 함께 HMD 중 가장 주목 받은 기술 중 하나다.

개발자용 시제품은 이미 나왔지만, 소비자용 '오큘러스 리프트'는 올해 1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IT 매체들은 오큘러스의 출시로 올해 VR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마크 저커버그가 2014년에 왜 20억달러나 주고 오큘러스를 인수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진=아마존] 드론으로 물건을 배달하는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드론의 모습 


◆ 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드론: 지난해는 드론 상업화의 원년이라고 할 만 했다. 미국 내에서 2015년 드론 분야 추정 매출은 1억 500만 달러이며 이는 2014년에 비해 무려 52%나 성장한 것이다. 미국 연방항공청이 지난해 12월21일 드론 등록제를 시행한 뒤 이틀 만에 4만 5000개의 드론이 등록을 마쳤다.  

세계 드론시장은 2013년 66억 달러(한화 7조원)에서 10년 뒤인 2022년 정도에는 114억 달러(13조원) 규모로 두배 가까이 확장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거대기업들도 드론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인터넷 보급의 용도로 드론을 이용하고 있다. 구글은 2014년 멕시코 드론 업체인 타이탄 에어로 스페이스를 1조원에 인수했다. 에어로스페이스는 태양광 전력으로 최대 5년 동안 상공에서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했다. 구글은 이 드론에 무선인터넷 중계기를 탑재해 전 세계에 무료 인터넷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의 신사업을 준비하는 비밀연구소 '구글 X'에서는 배달용 드론 사업인 '윙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가동하고 있다. 현재는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이 윙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으며,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보스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2017년을 목표로 배달용 드론의 상업 가동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페이스 북의 태양열 드론인 '아퀼라'도 지난해 3월 첫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독수리라는 뜻을 가진 아퀼라는 아프리카 등 오지에 레이저 빔을 쏴 무선 인터넷을 공급할 목적으로 개발 중인 드론이다. 보잉 737보다 긴 날개를 가진 아퀼라는 이륙 후 2만미터 상공에서 3개월 가량 인터넷 접속 서비를 제공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아퀼라를 약 1000대 배치해 전세계 인터넷 인프라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4년 3월 아퀼라의 개발기업인 어센타를 인수했다. 

전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은 2013년부터 일찌감치 드론을 이용한 배송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라임에어 (PRIME AIR) 라는 이름이 붙은 택배용 드론은 지난해 11월 시험 비행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주문에서 배달까지 30분을 목표로하는 프라임에어 서비스는 물류시장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월마트 역시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드론 테스트 승인을 신청했으며, 알리바바, DHL 등 전세계 거대 물류 기업들이 드론을 활용한 물류서비스 개발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드론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각국 정부도 관련 법제도 정비를 추진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업용 드론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가시권 밖 드론 운행을 규제해온 미국 연방항공처(FAA)는 2016년 드론운항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지난해 말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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