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증권사는 연말연시면 늘 새해 증시 전망을 내놓는다. 그런데 이 전망을 신뢰하는 투자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삼성증권과 KDB대우증권, 현대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는 일찌감치 올해 코스피가 '상저하고'일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다소 부진하겠지만, 하반기에 강세장이 나타날 것으로 본 것이다. 심지어 코스피가 하반기 235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다. '상고하저'를 예상한 곳은 NH투자증권을 빼면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 예상은 빗나갔다. 올해 주식시장은 '상고하저'로 마무리되고 있다. 미국이 조기에 금리를 올려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고 증시도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점쳤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4월 23일 2173.41로 고점을 기록했고, 8월 24일 1829.81로 저점을 찍었다.
물론 오늘, 내일 일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연간 지수 흐름을 정확히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투자지표를 제시해야 할 전문가가 번번이 어긋난 전망을 내놓는다면 애시당초 객관성을 잃지 않았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잘못된 증권사 전망에 베팅한 투자자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피해가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맞으면 좋고, 틀리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요즘 증권가에서 새해 증시 전망은 '상고하저'가 우세하다. 올해와는 반대다. 삼성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등이 이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은 '상저하고'를 점친다. 빗나간 예측으로 투자자의 믿음을 잃어버린 증권사가 내년에는 자존심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