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김해공항 면세점 철수…'값비싼 수업료' vs '값싼 꼼수‘ 의견 분분

2015-12-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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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김해공항 면세점 전경. 사진=인터넷 캡처]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세계가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에서 사실상 손을 똈다.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인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18일, 김해공항 면세점 내 DF1 구역의 임대차계약을 중도 해지해 달라는 요청 공문을 한국공항공사에 제출했고 공사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세계는 관세청 특허권 반납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 중 김해공항 면세점 영업을 종료하게 된다.
이번 신세계의 김해공항 면세점 철수를 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기업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또 섣부른 도전에 대한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는 견해와 서울과 부산 시내면세점 획득을 위한 '값싼 꼼수‘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2013년 7월 김해공항 면세구역에 대해 기존 운영자인 롯데의 연간 임대료인 500억원(여객변동률 적용 임대료 625억원)보다 140억원 정도 많은 641억원 연간 임대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사업권을 낙찰받았다.

당초 이 면세점은 그해 11월 오픈이 예상됐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14년 2월에야 가오픈했고 2개월 후인 4월 10일 정식 오픈했다. 예상보다 5개월여나 개장이 늦춰지면서 앉은 자리에서 100억원가량을 날려버렸다. 임대료 협상 등 추가 논의가 미뤄지면서 본 계약이 늦춰진 것이다.

신세계는 김해공항은 물론 지난 2월 인천공항 면세 사업에도 입찰해 연간 760억원 5년 동안 3800억원의 임대료를 내기로 하고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신세계의 면세점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 하면서 조선호텔은 이며 연간 200억원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인천공항점(2016년 매출 2500억원)이 추가되고,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점이 센텀점으로 확장 이전(6940㎡→8600㎡)하며,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김해공항점(연간 매출 1400억원 규모 추정)은 구조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게다가 지난 6월에는 한국신용평가가 조선호텔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추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당시 한국신용평가는 "2014년 4월 10일부터 김해공항에서 면세점 영업을 개시함에 따라 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차료가 영업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며 "영업 이익률이 하락 2013년 2.4%에서 2014년 -3.9%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을 위해 별도로 설립된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면서 그룹의 면세사업을 전담해오던 조선호텔의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무리하게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 나선 당시 향후 서울 등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지만 신세계는 부인했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높은 임대료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시내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은 이해하지만 단지 이익만에 치중한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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