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은 이제 진부하다. 기업가나 고객 당사자에게도 이미 ‘1+1=2’ 공식처럼 흔한 말이 됐다. 그런데 “고객은 영원한 신(神)”이라고 말하는 사나이가 나타났다. 고객을 왕처럼 모시는 데에서 더 나아가 고객의 주머니까지 기업이 불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미국발 금융 위기가 터지기 직전 모든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세계 경제에 문제가 생겼으니 모든 기업은 도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알리바바나 인터넷 업체는 다른 일반 기업처럼 특별히 어려움을 겪지 않겠지만 모든 사람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므로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알리바바의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들이 앞으로 매우 심각한 생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고객이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알리바바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심지어 마윈은 공개적으로 주주보다 고객이 더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고객은 부모이며 주주는 외삼촌”이라며 “우리를 먹여주고 입혀주는 존재가 바로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마윈의 목표는 세상 모든 사람이 전자상거래를 쉽게 하는 것이다. 마윈은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장의 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회사 하이얼그룹이 쓰는 전략으로 하이얼 직원이 가전제품을 설치하기 위해 고객의 집에 방문할 경우 천으로 자신이 디딘 바닥을 깨끗이 닦는 서비스다.
마윈은 알리바바를 찾은 고객이 손잡이를 돌리면 물이 바로 나오는 상수도 시설처럼 일사천리로 신속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마윈은 이를 위해 야후 중국을 인수해 정보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중국 우정국과 협력해 물류를 편리하게 만들었고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과 협력해 알리페이를 출시했다. 이 모든 과정이 오로지 고객의 편의를 위해 나온 것들이다.
결과적으로 알리바바의 헌신은 고객들이 지갑을 기꺼이 열게 만들었다. 알리바바 회원 가운데 70%는 입소문을 통해 온 사람이다. “고객이 무너지면 우리에게도 봄날의 태양은 없다”고 강조한 마윈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