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15일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으로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외나무다리 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통상적으로 현재 권력은 '지는 해', 미래 권력은 '뜨는 해'다.
하지만 20대 총선 양상은 다르다.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건재한 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제외하곤 여권 내 파괴력 있는 미래 권력이 없다. 야권 역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탈당으로 필패의 조건인 '일여다야'(一與多野)가 현실화됐다.
◆선거여왕 ‘朴대통령’ 건재할까… 패배 땐 '潘 부상'
핵심 관전 포인트는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다. 내년 4·13 총선은 박 대통령의 집권 4년차 때 치러진다. 사실상 '정치적 레임덕(권력 누수현상)' 시기다.
하지만 '선거의 여왕'인 박 대통령의 영향력은 굳건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12월 둘째 주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45.7%였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41.9%였다.
19대 총선 전인 2011년 12월 둘째 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6%포인트) 이명박(MB) 당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27.4%, 한나라당 지지율은 28.7%였다. 박 대통령은 MB보다 18.3%포인트, 새누리당은 당시 한나라당보다 13.2%포인트 각각 높은 셈이다.
이 경우 새누리당은 선거전략의 이원화가 가능하다. 여권 텃밭인 대구·경북을 비롯해 부산·경남, 강원도 등에서는 이른바 '박심(朴心·박 대통령 의중) 마케팅'을, 수도권에서는 민생정책으로 중도·무당파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이 연일 안철수 탈당과 관련, "단일화 쇼"라며 복선을 깐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분오열 野, 패배 시 손학규·박원순·안희정 주가↑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레임덕 없이 강한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패배 때는 '반기문 대망론'이 여의도를 강타할 전망이다. '오세훈·김문수·남경필·원희룡' 등 차세대 주자급의 존재감도 한층 부각된다.
야권 사정은 참혹하다. 범야권은 안철수발(發) 탈당으로 '분열의 잔혹사' 늪에 빠졌다. 야권 통합은커녕 야권연대 여부도 미지수다. 야권이 '새정치연합·정의당·천정배 신당·안철수 세력' 등으로 분파됨에 따라 야권연대 셈법도 한층 복합해졌다.
특히 '친노(친노무현)와 호남(구주류)'이 총선 끝까지 전략적 제휴도 맺지 않는다면, 지난 4·29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모델로 전락, 전국적 참패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야권은 정계은퇴를 한 손학규 새정치연합 전 상임고문을 시작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과 청년그룹의 '세대교체형' 리더십이 당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새 인물 수혈론'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20대 총선은 야권 분열뿐 아니라 기존 정치권 심판 및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감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 경우 수도권에서는 '박근혜 마케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야권 역시 '문재인 체제'의 영향력보다는 박 시장과 (새정치언합의 관계 여부에 따라) 안 의원 간 세대결 양상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