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내년 총선 출마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이자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활동시한인 15일 전까지 선거구 획정에 대한 합의안을 결국 도출하지 못했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 경고했지만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자, 정 의장은 이를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직권상정’의 칼을 빼들 것임을 시사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내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데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12월31일이 되면 여러분 지역구도 다 없어지고 예비후보도 간판 내려야 한다”면서 “그것은 입법 비상사태 될 수 있다. 선거구 획정에 대해서는 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을 정하지 못해 연말에 지역구와 예비후보가 모두 사라지는 사태를 ‘국가비상사태’로 보고, 여야가 15일 안으로도 협상안을 내놓지 않으면 직권상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정개특위가 15일 해산하면 선거업무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에 현재 선거구 틀(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을 기준으로 한 선거구 획정안을 넘겨, 12월20일을 전후로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직권상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도 정개특위 해산 후 안행위에 지역구를 7석 늘리고 비례대표를 그만큼 줄이는 안을 제출, 자유투표를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런 방안에 반발할 것으로 보이지만, 안철수 탈당에 따른 내홍으로 인해 지도부는 아직 특별한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정 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경우, ‘게임의 룰’인 선거구 획정안을 여야 동수로 구성된 정치개혁특위가 아니라 ‘여대야소’인 안행위에서 정할 경우 야당의 반발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내년 1월1일부터는 현행 선거구가 무효가 되는 만큼 이를 본회의 직권상정 요건 중 하나인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있다고 압박하는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대의기관을 뽑는 선거가 없어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국가적 비상사태”라며 “국회 수장으로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직권상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