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하이테크 제품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아시아개발은행(ADB)가 8일 발표한 ‘2015년 아시아 경제통합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의료기기, 항공, 통신설비와 같은 하이테크(최첨단기술) 제품 수출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의 9.4%에서 지난 해 43.7%까지 늘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자국 제조업 업그레이드를 위해 과학기술 혁신을 경제 주요 동력으로 장려하고 있는 중국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통신은 풀이했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대표는 “핵심 부품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하고는 있지만 중국 본토에서 생산하는 하이테크 제품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게다가 고도의 숙련된 노동력까지 갖추고 있어 세계 각국의 연구개발 센터들이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상진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아직 미국·독일과 같은 과학기술 선진국 수준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바짝 뒤쫓고 있다"며 최근 중국이 자주 혁신에도 주력하기 시작한 게 주목할만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여전히 아시아 최대 로테크(저기술) 제품 수출국이기도 하다고도 전했다. 중국의 로테크제품 수출이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해 55.4%에 달했다. 2위인 인도(9.4%)와 격차도 매우 크다. 다만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로테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의 41%에서 지난 해 28%로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제조업 업그레이드 전략과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바탕으로 중국 기업들은 철도, 우주항공, 드론, 통신 등 전 세계 하이테크 시장에서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중국기업들이 만든 고속철은 아시아·아프리카를 넘어 유럽·미국 등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 동안 보잉, 에어버스가 양분하는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 중국 국영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COMAC)는 자체 개발한 여객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업가치 8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스타트업 드론제조사 다장(大疆, DJI)은 전 세계 상업용 드론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