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운송 사업의 일환으로 이날 오전 9시 55분 중국 옌볜에서 생산된 생수를 싣고 북한 나진항에서 출항한 6600t급 일반 화물선 뉴글로벌호가 부산항 신항 제4부두에 입항했다.
이 배에는 농심이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백두산 지역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컨테이너 10개 분량(170t)의 백산수가 실렸다.
얼다오바이허에서 훈춘의 포스코현대 물류단지, 북중 육로국경인 훈춘 취안허(圈河) 통상구를 거쳐 북한 나진항으로 육로로 옮겨진 뒤 나진항 3호 부두에서 선박에 실려 부산항으로 왔다.
그동안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따라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산 유연탄이 벌크선으로 국내로 들어온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이번처럼 민간 상업용 컨테이너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들어오기는 5·24 대북 제재 이후 처음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는 남·북·러시아 간 사업으로 이번 3차 시범운송에서도 러시아산 유연탄 12만t이 시베리아 쿠즈바스 탄전에서 나진항까지 철도로 운송된 뒤 나진항에서 벌크선에 실려 광양과 포항으로 지난달 29일까지 총 3차례 옮겨졌다.
'중국→북한 나진항→한국 부산항' 루트를 통한 생수 시범운송은 나진항 물동량 확보를 통해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물론 앞으로 북·중·러시아 접경지역의 물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포석이 깔렸다.
포스코는 북·중·러시아 접경지역인 훈춘에 국제물류단지를 조성해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으며 현재는 중국 내륙 화물을 중심으로 창고 임대 및 보관업을 하고 있으나 향후 물류단지 활성화를 위해 국제화물 운송도 추진하고 있다.
백두산 생수를 싣고 온 뉴 글로벌호는 하역작업을 마치고 나서 이날 오후 6시께 북한 원산항으로 떠날 예정이다.
농심은 백두산 인근에서 생산한 백산수의 물류비 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운송 노선을 검토하던 중 프로젝트 주관사의 시험사업 참여 요청으로 이번에 백산수를 북한 나진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왔다.
농심은 현재 백산수를 얼다오바이허 생산 공장에서 다롄(大連)항까지는 철도로, 다롄항에서 평택항 및 부산항까지는 해상 노선을 이용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대련항까지는 1000㎞, 여기에서 평택과 부산항까지는 각각 600㎞, 1000㎞ 거리다.
이번에 시도한 나진-부산 노선은 생산 공장에서 나진까지 차량으로 250㎞, 부산항까지 선박으로 950㎞로, 기존 노선보다 800㎞가량 거리가 단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