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부동산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미쓰이부동산 그룹이 2006년 시공해 분양한 아파트. 지상 최대 12층, 700여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 4개 동 중 하나가 지난해부터 기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동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가 어긋나고, 문과 바닥에 틈이 벌어지자 주민들의 불안은 커져만 갔다.
미쓰이부동산은 즉각 이에 대해 사과하고 건물보수 및 수리에 드는 비용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책임을 놓고 하청업체와의 잡음이 커지는 등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반대로 현지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야마모토 모리빌딩 도시기획 사장은 사업 성공의 가장 큰 요소로 신뢰를 꼽았다. 도쿄의 가장 큰 명소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롯폰기 힐즈(Roppongi Hills)’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도 신뢰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2000년 롯폰기 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기 전까지 무려 약 10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원주민을 설득하고 소통하며 동의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도 부실시공이나 직원비리 등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그는 강조했다.
입주 후 8년 만에 기울어진 아파트와 12년째 여전히 우뚝 솟아 있는 롯폰기 힐즈. 아파트와 함께 기울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미쓰이부동산이 1941년 설립된 이후 쌓아온 소비자와의 신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