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이봐 해봤어” 명언으로 함축되는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이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재조명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범(汎) 현대가(家)는 오는 25일 아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아산의 도전정신, 긍정적 사고 등을 조명하고자 사진전, 학술 심포지엄, 음악회 등 기념행사를 잇달아 마련했다.
이날 아산의 6남인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아산의 손자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 3세들이 함께했다.
학술 심포지엄에는 아산의 업적과 성취를 심도있게 연구해 1권 얼과 꿈, 2권 사람과 삶, 3권 살림과 일, 4권 나라와 훗날 등 4권의 ‘아산 연구총서’ 발간이 발표됐다.
아산이 직접 쓴 자서전은 물론 그를 조명하는 관련 서적이 숱하게 발간됐지만, 이번 100주년을 기념한 연구총서는 경영‧인문학 분야 20명의 교수진이 아산을 역사적 맥락에서 재해석 한 것이 특징이다.
정진홍 울산대 아산리더십연구원 원장은 “아산을 하나의 기념비로 남게 할 것인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아산이 이룩한 업적에 압도돼 소박한 감동과 무조건적인 모방 대신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아산에 대한 연구축적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며 “자연인 아산이 아니라 역사속 아산, 기술을 넘어 해석해 아산을 지금 현재와 미래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아버지인 아산의 젊은시절 사진을 여러 장 띄우며 아산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특히 그는 아산이 인민복을 입고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을 가리키며 “어려운 환경에 살면서도 꿋꿋한 기상이 넘치는 아버님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가장 좋아하는 사진으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아버님은 스스로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셨는데 아마도 당신에 대한 학술총서가 나온다고 하면 상당히 쑥스러워 하셨을 것”이라며 “살아계셨을 때 많은 일을 하셨는데 아쉽고 허전한 빈자리를 오늘 채우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학술 심포지엄장 옆에 마련된 사진전에는 1915년 강원도 통천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산골소년의 모습부터 최고경영자(CEO)가 되기까지 아산의 생애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총 90여 점의 사진이 6개 구역으로 나눠 전시됐다.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창립을 시작으로 1950년 ‘현대건설’을 출범시켜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서산 간척지 개발 등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촉진시키고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등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의 초석을 다진 역사적 순간을 사진으로 엿볼 수 있다.
또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노력과 1998년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통과하는 역사적 장면, 아산사회복지재단 설립 등 국가와 사회, 이웃을 위한 삶을 실천한 아산을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렸다. 정명훈 지휘자와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아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삶을 되돌아보는 의미로 베토벤의 ‘영웅’ 등을 연주했다.
아산 탄생 100주년 전날인 오는 2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에서는 메인 행사인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기념식은 정·관·재계 및 언론계, 학계, 사회단체, 가족, 범현대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사업회는 아산의 생애를 기리는 회고사 및 아산의 정신과 성취를 담은 기념영상 등으로 아산을 회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