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투자자들의 쌈짓돈이 국내 화장품 업체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상장했거나 내년 초까지 기업공개(IPO)를 앞둔 업체만 무려 10곳에 달한다. 이들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해외 진출에 투자해 '제2의 전성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23일 화장품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토니모리에 이어 잇츠스킨이 12월 2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잇츠스킨은 한불화장품의 자회사다. 2009년 출시한 '달팽이크림'이 중국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 175%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중국 본토 진출을 위한 투자금 마련을 위해 올 초부터 상장작업에 착수해왔다. 상장 대표주간사는 KDB대우증권이며, 공동주간사는 삼성증권이다.
클레어스코리아도 KDB대우증권과 계약을 맺고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마유크림'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2013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해 2000억원을 넘볼 정도로 커졌다. 회사 측은 상장자금을 통해 R&D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 대만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해외 진출국을 다변화 한다는 계획이다.
에스테틱 화장품 A.H.C로 유명한 카버코리아는 최근 KDB대우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 내년 상반기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피부관리실, 에스테틱에서 기능성 화장품을 유통해오다 2013년부터 '이보영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매년 100%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장을 계획했다가 한 차례 미뤄진 네이처리퍼블릭도 내년에는 이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메디힐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L&P코스메틱과 중국 관광객 사이에서 '바다 제비집'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SD생명공학도 내년 초 상장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내년 말까지 에프라니, 에프엔코(바닐라비), 장업시스템 등 4~5개 화장품 업체와 부자재 업체가 추가로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이 상장행렬에 동참하는 이유는 기존에 상장된 화장품 업체들이 K-뷰티 열풍을 타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소 화장품 업체 가운데 상장한 기업은 에이블씨엔씨(미샤), 토니모리 등 2곳에 불과하다. 특히 상장을 통해 유입된 투자금으로 중국 등에 편중됐던 해외사업을 미국, 유럽, 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다변화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작용한다.
다만, 업계에선 상장이 활발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토니모리는 직원들에 우리사주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라비오뜨 법인(신규사업)으로 파견된 창업 멤버들에게 매입권을 주지 않아 임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얻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화장품 업체들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는 것은 화장품이 산업으로 인정받는다는 측면서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상장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이슈와 투자금의 효율적인 관리, 임직원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등을 잘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