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당국의 보이스피싱 예방 및 단속에 금융사기 수법이 대담하고 교묘하게 바뀌고 있다. 금융감독원 간부의 실명을 사칭한 보이스피싱까지 발생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에 근무하는 조성목 과장'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며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신고가 지난주 여러 건 접수됐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통화내용을 담은 '그놈 목소리'를 공개해 피싱 사기 예방을 주도한 국장이다.
피해자들의 신고내용을 종합해 보면 사기범들은 현금수취형 수법을 동원했다. 현금수취형은 '안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계좌의 돈이 털릴 것'이라며 겁을 준 뒤 현금을 찾아 집안 냉장고 등에 보관토록 하는 수법이다.
그 후 사기범들은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가짜 신분증을 보여준 뒤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며 돈을 받아가거나 집에 침입해 훔쳐간다. 대포통장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단속이 강화되자 나온 수법이다.
실제 현금수취형 금융사기는 최근 급증세다. 이 가운데 냉장고 등에 보관하게 한 뒤 몰래 들어가 훔쳐가는 '침입절도형'은 올 1~3월에 모두 14건에 불과했지만 9월 19건 10월 36건으로 증가했다.
직접 만나 돈을 받아가는 '대면편취형'은 올 1~3월에 한 건도 없었으나 9월 23건, 10월 11건으로 증가했다.
금감원과 경찰의 단속 강화에 따라 전체 피싱사기는 급감세다. 올 상반기에는 월평균 피해자가 1천707명이었으나 9월 612명에 이어 10월에는 287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