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시장에 왠 난리(?)… 서울 성북구, 상인과 주민 협력해 전통시장 '시끌시끌'

[신세대 장돌뱅이와 시장 상인의 콜라보로 정릉시장이 연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성북구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정릉시장은 대박 중(?)'

서울 성북구의 한적했던 전통시장이 연일 시끄럽다. 정릉시장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상인, 주민, 30여 개의 지역단체 및 관내 대학(국민대·서경대·한국예술종합대학)이 팔을 걷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배려와 협력으로 옛 시장을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그야말로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가장 성공적인 건 개울장이다. 매월 2·4주 토요일 정릉천을 따라 이어지는 장으로 오후 1~6시 열린다. 단 6~8월 하절기는 오후 4~8시 개장한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1회가 마련돼 1000명 이상의 상인들이 참여했다.

장이 설 때마다 5000명에 육박하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져 지역경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표적 매력으로 팔장, 손장, 배달장, 알림장, 수리장, 소쿠리장이 꼽힌다.

팔장은 주민의 시간과 삶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이다. 손장은 지역의 손작업 예술가들이 작품을 뽐내고 판매까지 이뤄지는 것이다. 배달장에서는 소문난 먹거리를 배달해 개울장을 즐기면서 맛도 볼 수 있다. 지역의 기업, 복지관 등이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나누는 캠페인이 펼쳐지는 알림장, 물건을 수리해서 다시 쓰는 수리장 등도 인기다.

현재 이들의 콜라보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상인들은 시장에 난입한(?) 청년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고, 청년들 역시 상인들을 고루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상인들은 시장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청년들에게 간식거리를 나눠주고, 청년들이 상인들의 고충을 들어 배달장 같은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금새 가까워졌다. 그런 분위기가 개울장의 대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시도와 성공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직접 둘러보고 독려했다. 지난 17일 정릉시장을 전격 방문한 박원순 시장은 "상인들과 주민의 지혜에 젊은이들의 아이디어가 더해 차별화된 문화 및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정릉시장에서 전통시장의 미래를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우리구는 생산시설이 없지만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시도 중"이라며 "상인과 주민, 시민단체, 대학이 하나가 돼 전통시장을 살리는 사례를 다른 곳으로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