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25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보수 성향 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이 현재 집권당인 중도 성향의 시민강령(PO)을 꺾고 8년 만에 재집권을 하게 됐다고 CNBC,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 8년만에 정권 교체..."단독 정부 구성은 26년 만에 처음"
시민강령은 133석을 차지하면서 제2당으로 밀려났다. 또 좌파 정당인 좌파연합과 투게더가 원내 진입을 위한 최소지지율 확보에 실패하면서 폴란드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좌파 정당이 의회에 진출하지 못하게 됐다.
법과정의당은 영향력이 큰 로마 가톨릭 교회와 밀접한 관계다. 기본적으로는 반 유럽연합(EU) 성향을 갖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저소득층 감세·무상 약품 제공(75세 이상 노인)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앞서 5월에는 법과정의당 소속 의원인 안드레이 두다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도 했다.
반면 시민강령은 친 EU 성향이다. 그동안 따로 부과해왔던 국가연금과 의료세를 합치는 등 세제 개편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해 3.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지난 8년 동안 경제 성장과 정치적 안정을 이뤘다. 그러나 폴라드인 200만 명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등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PiS 대표는 직접 총리에 출마하는 대신 당 내 여성 의원 베아타 시들로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시들로는 폴란드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EU의 난민 수용 정책 타격 받을까
이번 폴란드 총선에서 난민 사태는 주요 이슈였다. 현 정부는 난민 7000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법과정의당은 그동안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카친스키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난민들이 유럽에 질병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총선 승리로 법과정의당의 난민 수용·유로화 사용 관련 반대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현 정부의 난민 수용 정책에 공개 반대하는 등 난민 혐오 정서에 불을 지켰다. 포퓰리즘 공약으로 일단 유권자들의 환심을 산 만큼, 법과정의당의 정책에 대한 지지도도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EU가 추진하고 있던 유럽 국가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난민 수용 관련 EU 회원국 간 논의가 진행될 때도 폴란드는 다른 동유럽 3개국(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과 함께 번번이 적극적 수용을 거부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