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교과서 비밀TF, 2012년 ‘국정원 사태’ 데자뷔…왜?

2015-10-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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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교과서 비밀TF(태스크포스) 구성도. 국정화 교과서 비밀TF논란이 정국 뇌관으로 떠올랐다. [자료제공=새정치민주연합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3년여 만이다. 이른바 국정화 정국에서 당정과 야권이 '불법조직' 구성과 '감금사태' 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18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사건과 판박이다. 2012년 12월 11일 당시 제1야당 소속 의원들은 국정원 여론조작 현장을 기습방문, '불법댓글 대 불법감금' 구도가 대선정국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교육부 산하 태스크포스(TF) 조직이다. 범야권은 이를 사실상 '비밀조직'으로 규정하고 파상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와 교육부, 새누리당은 26일 "교육부의 일상적인 활동"이라고 잘라 말한 뒤 심야에 급습한 야권을 향해 "무소불위 권력자"라고 역공을 폈다.
◆국정화 '혜화동'·국정원 '역삼동'… 핵심은 BH 보고

국정화 TF가 국정원 사태의 데자뷔인 첫 번째 이유는 '비밀조직' 가동 의혹이다. 교육부 산하 TF 사무실로 추정되는 곳은 서울 혜화동 국립국제교육원이다. 사실상 청와대 외곽조직이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국정원 사태 때도 '심리전단팀'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감시 피하기 등의 업무 매뉴얼을 만든 뒤 작성한 댓글을 윗선에 보고했다는 의혹이 파다했다.

교육부 입장은 단호하다. 지난 5일부터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인력을 보강한 TF에서 한시적 업무를 했다는 것이다. 8명에 불과한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실 산하에 임시 팀을 꾸렸다는 얘기다.

석연치 않은 점은 존재한다. TF 총괄 단장은 오석환 충북대 사무국장이다. 현재 오 사무국장은 따로 발령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공무원법상 '근무지 이탈'에 해당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특히 야권 내부에서는 △TF 구성·운영계획(안) 21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국정화와 관련 없는 공무원이라는 점 △상황관리팀 업무에 'BH(청와대) 일일 점검회의 지원' 등이 기재된 점 등을 이유로 청와대와의 커넥션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정화 교과서 비밀TF가 뇌관으로 떠오른 여의도 정국. 이른바 국정화 정국에서 당정과 야권이 '불법조직' 구성과 '감금사태' 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18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사건과 판박이다. 2012년 12월 11일 당시 제1야당 소속 의원들은 국정원 여론조작 현장을 기습방문, '불법댓글 대 불법감금' 구도가 대선정국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비밀 아지트 같은 출장소… '감금' 논란까지

두 사건 모두 '감금'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도 특이한 대목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25일 오후 8시께 국립국제교육원을 급습, 직원들과 대치를 벌였다.

국정원 사태 당시에도 여직원은 한동안 문을 열지 않고 국회의원들과 대치상황을 연출했다. 그러자 당시 새누리당은 여직원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야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교육부 비밀 TF 직원을 겨냥, "국정원 댓글 공작팀과 아주 흡사한 대처로 이른바 '셀프 감금'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새누리당은 즉각 이를 '공무원 감금행위'로 규정하고 형사고발 등을 단행키로 했다.

5선 의원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교육부가 직제상·예산상 테두리 안에서 한 일인지 검토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합법·불법 여부가 불분명하다"면서도 "이번 일은 정부의 국정화 강행으로, 정부가 벌집을 쑤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국정화 교과서 비밀TF 논란이 연말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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