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건설업계 M&A시장…건설사·자산 매각 줄줄이 차질

2015-10-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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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매각 본입찰 앞두고 국내 유력 인수후보 2곳 인수 의사 철회키로

극동건설·남광토건·우림건설 등 건설사 매물 많아 M&A 성공 가능성 낮아

빌딩이나 일부 사업 등 건설사 자산 처분도 쉽지 않아 유동성 확보 차질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올 하반기 건설업계 M&A(인수·합병)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깔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하면서 건설사 매물을 사겠다고 나서는 곳이 별로 없는 반면, 매물은 쏟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1일 투자은행(IB)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동부건설 인수전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삼라마이더스(SM)그룹 등 2곳은 지난 16일 인수 포기를 선언하고 실사를 중단했다. 이들 업체가 정확한 포기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동부건설 인수를 통해 큰 실익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유력 후보로 꼽혔던 국내 업체가 모두 빠지게 되면서 동부건설 채권단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미 이달 27일로 본입찰을 한 차례 연기했지만, 중국과 중동 등 나머지 외국계 업체 2곳의 본입찰 참여 여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 시장에서 2000억대로 예상했던 매각가도 다소 내려갈 전망이라 이에 따른 부담감도 큰 상황이다.

동부건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매각 일정 초반의 좋은 분위기와는 달리 막상 본입찰에 참여할 업체가 1~2곳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돼 채권단의 고민이 깊다”면서 “그마저도 제대로 된 몸값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 다음 달로 본입찰을 한 번 더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두 차례나 매각이 불발된 극동건설도 연말 세 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지만, 결과는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극동건설 인수에는 5곳 이상의 업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밝히고 있으나, 이 가운데 1000억원대의 회생채권 등을 감당할만한 대형 업체가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앞선 두 번의 본입찰에서도 극동건설 채권단은 참여 업체들의 재무 상태와 인수 의지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를 유찰시켰다.

남광토건과 우림건설, 성우종합건설, STX건설 등도 올해 안에 M&A를 마무리하고 경영정상화에 돌입하겠다는 각오지만, 녹록치 않은 시장 상황에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건설업 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쏟아지는 매물은 많다보니 적당한 인수후보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며 “연말까지 이들 중 1~2곳만 M&A에 성공해도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업계에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빌딩이나 일부 사업 등 자산 처분에 나선 건설사들도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남기업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조기 졸업을 위해 자사 최대 자산인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 빌딩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실시한 본입찰에서 적정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무산된 이후, 아직까지도 매각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달 법정관리에 내몰린 삼부토건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지지부진해 애를 태우고 있다. 채권단이 공매와 수의계약을 오가며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여전히 적정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

GS건설은 2012년 자사가 인수했던 스페인 수처리업체 ‘GS이니마’의 매각을 이달 초 아예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인수 의지를 밝힌 업체들과 매각조건을 두고 이견 차가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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