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처음 선보인 한국전자산업대전은 46년이라는 짧지 않은 전통을 지닌 국내 대표 전자제품 전시회이자 한국전자전, 국제반도체대전,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 등 3개 전시회가 통합된 최대 전자·IT 박람회다.
그러나 올해 한국전자산업대전은 ‘혁신’과 ‘기술’은 온데간데 없고,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이 가득했다.
심지어 14일 개막식은 구색조차 맞지 않았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을 맡고 있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외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단체장들은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다수의 세계 주요 기업들은 미국의 전자제품전시회 CES, 독일의 국제가전박람회 IFA 등 세계 가전 및 IT 기기 전시회에서 주로 신제품을 공개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월 열린 ‘CES 2014’에서 갤럭시 노트 프로 12.2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한국전자전에서 보인 모습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이 빠진 한국전자산업대전을 가득 채운 것은 앳된 얼굴의 대학생과 교복을 차려입은 고등학생 등 단체 학생 관람객이었다. 하루 종일 전시회장을 다녀봐도 부스를 둘러보는 해외바이어의 모습은 손에 꼽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 분야 및 반도체 부문에서 1위, 2위를 다투는 기업을 보유한 명실상부 IT 강국이다. 그만큼 한국전자산업대전이 그게 걸맞은 구성을 갖췄는지, ‘보여주기식’ 잔치로 그치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