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ST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슬로베니아 동부의 크로아티아와 접경한 페티소브치 출입국관리소에 난민들을 태운 버스들이 도착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전날 헝가리가 크로아티아 국경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자 '플랜 C'인 슬로베니아 이송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독일과 북유럽 등으로 가려는 중동 난민과 이민자들의 주요 경로인 '발칸 루트'의 마지막 구간이 바뀌게 됐다.
발칸 루트는 터키에서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가는 것이었지만, 헝가리가 지난달 15일 세르비아와 국경을 막자 크로아티아로 우회하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헝가리-오스트리아'로 바뀌었다.
크로아티아는 헝가리의 세르비아 국경 폐쇄를 비난하며 난민들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자 즉각 난민들을 헝가리로 떠넘기는 '플랜 B'를 이행했다.
크로아티아는 버스를 동원해 난민들을 헝가리 국경으로 보내고 헝가리는 이들을 다시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버스와 기차에 태워 보냈다. 그러면 난민들은 이후 걸어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갔다. 최근까지 1만 4천여 명이 이런 식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헝가리가 이날 새벽 1시부터 크로아티아와 국경도 폐쇄함에 따라 마지막 구간이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로 다시 변경됐다.
슬로베니아는 전날 크로아티아에서 난민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자 크로아티아와 연결된 정기 기차편을 당분간 중단하고 국경검문소에 경찰을 대거 배치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난민을 7500여 명만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세르비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가는 난민은 하루에 수천 명으로 알려져 슬로베니아는 크로아티아가 보내는 난민을 수용하는 대신 오스트리아로 가는 통로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