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16일 오전에, 한 사장은 전날인 15일 오후에 방문해 자사 디스플레이 부스를 비롯한 십 여 곳의 중소 디스플레이 업체 부스를 둘러봤다.
두 사장 모두 디스플레이 업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2시간 가까이 여러 중소 업체의 제품과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같은 행보를 보였지만, 구체적인 동선, 관심사 등에서 각기 다른 특징을 나타냈다.
◆ ‘협회장’ 한상범 사장 “경쟁사가 잘하는 것도 봐야지”
한 사장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LG디스플레이 부스가 아닌 중소 업체의 부스를 먼저 찾았다. TES, 한국교리츠화학, 신한과학, 에스티텍, 동진세미캠, DE&T, 알엠에스테크놀러지, TRUMPE, 엔비전 등 9개의 업체를 모두 둘러보고 나서야 LG디스플레이 부스로 향했다.
한 사장은 또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스도 차례로 방문해 실제 거실 창문 모양으로 전시된 투명 디스플레이와 75% 반사율의 미러 디스플레이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
그는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 아몰레드(AMOLED)를 가리키면서 함께 온 LG디스플레이 실무진을 부른 뒤 “잘 만들었지? 어떻게 생각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경쟁사에서 하는 것도 잘 보고 우리도 열심히 해야한다”고 주위 임원들과 실무진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한 사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부스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부스까지 모두 둘러본 뒤 또 다시 JSR, 머크, 선익시스템 등 중소 업체 부스를 방문해 격려의 인사를 나눴다.
2시간 가까이 전시장을 돌아본 그는 “지난해보다 부스가 늘어난 것 같고 다들 차별화를 위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앞으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경쟁하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 ‘엔지니어’ 박동건 사장, 경쟁사보다는 중소기업에 실질적 조언
박 사장은 엔지니어출신답게 중소업체들의 제품을 직접 들어보고 만져보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아침 일찍 전시장에 도착한 박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부스를 가장 먼저 찾아 자사의 제품 전시상태와 진열 배치 등을 꼼꼼히 체크한 뒤 나머지 시간을 모두 중소 업체 제품 분석에 할애했다.
아바비전이라는 디스플레이 업체를 찾은 박 사장은 회의용 무선 디스플레이를 설명하는 아바비전 관계자에게 “실제로 써봤나”라며 “엔지니어 입장에서 좋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없다. 항상 사용자 관점에서 쓰기 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사장은 또 플랫 패널 디스플레이 소재를 만드는 중소기업 동진쎄미켐 부스에 들러 소형 패널과 대형패널을 번갈아 꼼꼼하게 만져보고 공정 과정 등을 물어본 뒤 “소형패널보다는 대형 패널이 더 사업이 되지 않겠나”라며 사업 수익 모델에 대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박 사장의 이 같은 실질적인 조언에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도움 되는 말씀 감사하다”, “참고해서 개발하겠다”라고 화답했다.
2시간 동안 전시장 관람을 마친 박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중소기업들이 빠른 발전을 하는 것 같아 좋게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LG부스는 방문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LG부스에 어떤 제품 있는지 다 아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삼성 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4일부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5 한국 전자산업대전’에 참가해 투명형 디스플레이, 미러형 디스플레이,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미래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