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서울연구원이 주최하는 진보도시 국제심포지엄이 15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진보도시를 향하여 : 서울의 경험을 넘어서’ 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외 도시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마이크 더글라스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수가 ‘인간과 지구의 번영을 위한 진보도시의 부상’이라는 개막발제를 했다. 그는 “개발 도시는 오로지 성장만을 추구해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은 실패했다”며 “앞으로는 시민이 주체가 되는 방식으로 도시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세션은 ‘서울, 진보도시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하성규 중앙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조명래 단국대 교수, 양재섭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박인권 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발제를 했다. 이들은 ‘서울이 진보도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과제는 무엇인가’를 두고 각자 준비한 발표를 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진보 도시라는 개념이 이념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사람 중심의 삶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도시 개발의 주체가 시민 참여 위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진행된 철거 위주의 정비사업이 전면 중단되고 주민 중심의 정비사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미국에서 진보도시 개념이 도입된 뒤 하나의 네트워크가 형성됐듯이 한국도 활동성을 공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재섭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민들은 21세기 패러다임을 삶의질, 친환경, 역사문화자원 등을 꼽았다”며 “고도성장 시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시장과 경제 상황에 맞는 면밀한 진단과 전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인권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지어지는 고층 빌딩이 보기엔 좋지만, 외부 사람들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배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마을 공동체 지원사업 등을 분석해 주민을 안고 가는 포용도시 개념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된다”고 말했다.
발표 후 이뤄진 토론에서는 마이크 더글라스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필립 로스 전 레치워스 가든 시장, 서왕진 서울시 정책수석실 정책특보가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들은 과거 국가 중심 개발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아래에서 위로의 주민 참여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