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 중 11개 은행은 올해 6월까지 총 64개 대학병원에 출점했다.
이 중 출점 관련 직·간접적으로 후원금을 받은 곳은 절반 수준인 33곳(51.6%)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14곳에 후원해 가장 많았으며 NH농협은행이 4곳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3곳으로 나타났으며 KB국민·광주은행은 각각 2곳으로 조사됐다.
후원금 규모 역시 신한은행이 427억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122억1200만원을 후원했으며 농협은행의 경우 95억4700만원을 후원했다. 대구은행(34억4000만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21억2300만원), IBK기업은행(20억원) 등도 뒤를 이었다.
김 의원 측은 올해 6월 현재까지 계약기간에 후원한 금액인 만큼 실제 은행들이 해당 병원에 최초로 출점한 이후 지급한 총 후원금 규모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병원 중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계약기간 10년간 137억6000 으로 가장 많은 발전기금을 후원받았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 111억8700만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서울대학교병원(110억6000만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79억9700만원), 한양대학교병원(60억원) 등도 큰 액수를 받았다.
김 의원은 은행과 병원 간 대규모의 돈이 오가가지만 확인절차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11개 은행이 64개 대학병원에 출점 계약을 체결한 형태를 보면 수의계약이 36곳으로 경쟁계약 28곳보다 많았다. 특히 후원금을 받은 33개 대학병원의 계약 형태 중에서는 수의계약이 26개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또 대학병원과 은행이 출점 약정을 체결할 때 작성되는 합의서도 대부분 비공개였다. 금융전속 거래의 협약서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지만 국민과의 금융거래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발전기금과 기부금 등의 후원금 재원까지 비공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후원금을 지원한 11개 은행 모두 대학병원에 내놓은 후원금에 대한 확인절차가 없고 확인한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후원금을 지원한 은행에서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규정이나 절차도 없고 현재까지 확인한 적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내는 후원금이 국민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제대로 사용됐는지 확인할 절차를 마련하도록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후원금의 투명성 확보 방안과 관리감독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 공동 태스크포스 구성을 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