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2.53% 오른 1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글로비스는 7.33% 급등한 21만9500원, 현대모비스는 3.49% 상승한 22만2500원을 기록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전날 장 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316만4550주(4999억9890만원어치)를 사들였다는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보유량은 총 317만995주(1.44%)가 됐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돼 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를 정 부회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관측이 다양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이상현 IBK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 소식이 이어진 것을 보면 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 현대모비스를 정점에 둔 시나리오가 많았으나 현대차를 정점으로 그룹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두 계열사가 동시에 정점에 서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현대모비스의 1% 자사주 매입에 이은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은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주식 매입이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모비스를 축으로 하는 기존 지주회사체제 시나리오와 연관이 적기 때문에 지배구조 관련 이슈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와 현대차 입장에서는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돼 계열사간 지분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대중공업의 매각에 따른 물량 출회 등 수급적인 부담을 회피하고 그룹 내 대표회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목적에서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