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 계획 접어… 유암코 기능 확대

2015-09-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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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금융당국이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관리 회사인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신설하는 금융당국의 방안 대신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자는 은행권의 건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담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부실채권 전문회사다.

금융위 측은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에 따른 시간 및 인력 등의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유암코의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하는 데 보다 효율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8개 은행과 캠코(자산관리공사)가 출자 1조원, 대출 2조원 등 최대 3조원을 투입해 오는 11월까지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채권단 이견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문제를 시장 주도형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은행들은 그동안 꾸준히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자금 부담이 크고 신설하는 회사가 유암코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출자 과정에서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우려도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11일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지만 끝내 은행들은 결국 이를 백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신 국내 최대 부실채권 투자회사인 유암코에 기업 구조조정 기능을 신설하는 안을 만들어 금융당국에 건의했고, 이를 금융당국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금융당국은 NPL(부실채권) 인수 기능 위주로 돼 있는 유암코의 기능을 대폭 확대해 민간 주도 구조조정 전문회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 추진 TF(태스크포스)에서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은행권과 협의를 거쳐 오는 10월 중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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