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17일 새벽(현지시간) 현재 최소 5명이 숨지고 수백만 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칠레에 체류하는 교민 등 한국인 2500여 명 가운데 지진 발생 지역인 해안에 거주하는 교민은 300~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칠레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교민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립기념일인 18일을 기점으로 20일까지 연휴인 만큼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보여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진앙은 산티아고 북서쪽으로 228㎞, 이야펠 시에서 서쪽으로 54㎞ 각각 떨어진 태평양 연해로 진원의 깊이는 25㎞다. 강진 직후 규모 6.0 이상의 여진이 최소 3차례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으로 칠레 해안 전역과 인접국 페루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고 미국 하와이와 뉴질랜드, 일본에는 주의보가 내려졌다. 현재 해류 속도로 볼 때 15시간 지나면 뉴질랜드와 호주, 21시간 이후에는 일본까지 쓰나미 영향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진 발생 이후 쓰나미 발령 주의보까지 내려지자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지진이 발생한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 상황을 예시주시하고 있다.
하세가와 요헤이 일본 기상청 지진 쓰나미 감시과장은 칠레 지진과 관련해 “이번 지진은 동서방향으로 압력축을 지닌 이른바 '플레이트 경계형 역단층형'으로 보인다”며 “칠레로부터 최대 3.1m 높이의 쓰나미가 일본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1960년에도 칠레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 영향으로 140여 명의 인명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칠레는 환태평양 지진대인 일명 '불의 고리'에 속해 있어 대형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 1960년에는 진도 9.5의 강진으로 칠레 중부에서만 5000명 이상이 숨졌고, 2010년에도 진도 8.8의 지진이 칠레를 강타해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4월에도 북부 이키케 인근에서 규모 8.2의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