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바닷가에서 산책하면 일반 평지를 걸을 때보다 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연보호 민간단체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가 하루 평균 7마일(약 1700미터)을 걷는 21~82세 성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변을 걸었던 사람은 밤에 평균 47분을 더 잔 것으로 집계돼 평지를 걸었던 사람(12분)보다 4배 가까이 수면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 산책이 수면 효과를 내는 이유는 무의식 속에 산책하는 순간을 휴가 경험과 연관 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상생활과 다소 거리감이 있는 바다라는 환경이 휴일이나 휴식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분석이다.
또 일반적으로 걷는 동안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바닷가를 걷는 동안에는 가족과의 관계, 즐거웠던 어린 시절, 지인과의 추억 등 비교적 개인 생활에 초점이 맞춰진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반면 평지를 걷는 동안에는 회사 동료나 업무 등 개인보다는 사회적인 관계에 좀 더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했던 환경 심리학자 엘리노어 래트클리프는 “시장에 나와 있는 수면 유도 상품 가운데 파도 소리 등 바닷가를 연상하게 하는 CD 등이 상당수 나와 있는 것만 봐도 해안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바다가 숙면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추가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