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녀석들’ 이전의 ‘먹방’은 사실상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었다. 음식점과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손님들이 자주 등장하는 KBS2 'VJ특공대'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시초다. 2000년 시작한 'VJ특공대'는 프로그램 속 몇 개의 코너에서 소문난 맛집을 찾아가 소개하고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님을 촬영해서 방송해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채널에서 방송된 ‘생생정보통’도 같은 포맷으로 재미를 봤다. 이후 MBC ‘찾아라! 맛있는TV', OBS ’오 이맛이야‘, 올리브TV의 ’테이스티 로드‘까지 다양한 콘셉트를 가지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개그맨 정준하와 김신영을 내세워 사랑받은 ‘식신로드’도 출연진의 ‘잘 먹는’ 모습에 주목하긴 했지만 결국 맛집 소개 자체에 주안점을 두고 ‘무엇을’ 먹는 지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2011년 영화 ‘트루맛쇼’(감독 김재환)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트루맛쇼'는 우리가 TV에서 자주 보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미리 짜인 각본대로 만들어진 가짜라고 고발했다. 감독은 방송사들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을 고발키 위해 경기도 일산에 실제로 식당을 차린 뒤 프로그램 제작진들을 섭외했다. 곧 SBS '생방송 투데이'에 이 식당이 소개됐는데 김 감독은 이 식당을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 위해 홍보대행사에 1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또 MBC '찾아라! 맛있는 TV'의 '스타의 맛집' 코너에도 900만원을 건네고 식당을 출연시킬 수 있었다. 심지어 영화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손님들도 가짜 손님이며 소개된 음식들 중에는 방송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메뉴도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맛집을 소개하던 기존 ‘먹방’은 신뢰를 잃었다.
‘맛있는 녀석들’은 지금까지 '먹방'을 표방하며 맛집을 홍보하던 기존 프로그램과는 달리 먹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무슨 음식을 먹는지는 중요하지만 그 음식을 어느 음식점에서 먹는지는 상관이 없다. 기존 맛집 탐방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던 음식점 특유의 메뉴는 없어도 그만이다. 나오는 음식이 같아도 각각 특이하게 먹는 건 출연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맛있는 녀석들’의 장점은 출연진 자체가 음식을 먹는 행위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또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의 신뢰를 줄 수 있는 신체 조건은 프로그램이 조작이거나 연출일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먹고 전례가 없을 정도의 양을 먹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단순하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고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준다. 먹는 거로는 어디 가서 밀리지 않는 출연진들이 과거 거짓 방송 논란에 지친 시청자들의 '먹방'을 해소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