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해빠진 카페 찾기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려운 지역, 20년 이상 노후화된 건축물이 대다수를 차지해하는 동네. 그러면서도 강 건너 압구정동이 마주하고 있는 이곳은 성수동 재개발구역(이하 성수전략정비구역, 성동구 성수동 72 일대, 1·2·3·4지구)이다.
압구정동과 마주하면서도 한강을 남향을 조망할 수 있고, 서울숲 주변 개발호재로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이 곳은 284~317%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평균 30층, 최고 50층(주상복합) 아파트 8247가구가 들어서는 재개발 청사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오세훈 전 시장 당시 수립된 한강 르세상스 계획을 기준으로 한 청사진이다.
하지만 6년 째 개발사업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시장이 바뀔 때마다 뒤집히는 정비 계획에 주민들의 불신만 팽배해져 있다.
7일 올해 말 조합설립 예정인 성수전략정비4구역을 찾았을 때 동네 곳곳에서는 재개발 아파트 투시도와 관련 정보가 빼곡히 적힌 플래카드를 볼 수 있었다.
김성락 성수전략정비4구역 추진위원장은 "6년 동안 추진위 설립 단계에 멈춰있는 성수전략정비4구역은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주민동의 71%를 확보했다"며 "하지만 나머지 4% 주민동의를 얻는 게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진위 설립단계에서 멈춰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사업은 △강변북로 지하화 비용 부담 △주민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오세훈 시장 시절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초고층 아파트를 허용해주는 대가로 강변북로 지하화 비용을 주민들이 부담토록 했다. 성수1구역이 560억원을, 성수4구역이 268억5000만원을 부담하면서 용적률 8~10%를 추가로 받는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나왔다. 하지만 주민들은 추가 용적률로 얻는 혜택이 강변북로 지하화 비용 부담에 비해 미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하화 비용 부담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원순 시장으로 바뀌면서 한강변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35층으로 층고를 제한하게 돼 개발 계획도 틀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또 실태조사 결과 주민 추가분담금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에 등을 돌린 상태다.
4구역 인근에서 신발가게를 하고 있는 A씨(58)는 "재개발이 굳이 되지 않더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며 "굳이 재개발을 하면서 이주하는 비용에 추가분담금까지 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수전략개발구역 4개 구역 가운데 1구역과 4구역에서 조합설립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하지만 이또한 소문에 불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여전히 개발사업에 대한 반대 의견이 강해서 좀 더 그 지역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