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은 그 규모만큼이나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초호화' 잔치였다.
지난 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열병식에 소요된 비용은 대략 215억 위안(3조9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홍콩 빈과일보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여기에 베이징 시민 85만 명을 거리 순찰과 감시에 동원한 비용도 12억 위안이나 된다. 여기에는 시민 한 명의 하루 교통비 100위안 등이 포함됐다. 열병식에 참가한 장병 1만2000명과 외국 군대 867명의 2주간 훈련비용과 식비는 1900만 위안으로 추산됐다.
왕푸징(王府井), 첸먼(前門), 다스란(大柵欄), 시단(西單), 둥단(東單) 등 베이징 5대 상가의 상점들이 영업 중단 명령으로 입은 손실액 약 10억 위안도 포함된다. 또 열병식으로 인한 각지의 사회 안정 비용 또한 215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쉰은 중국 현지 언론 매체는 열병식에 투입된 비용과 관련해 감히 언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한 경제학자는 열병식 자체 경비만 해도 6년 전 건국 60주년 열병식 때보다 6억 위안이 더 들었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소개했다.
대만의 재정 전문가 차이밍장(蔡明彰)은 현지의 ‘신(新)대만 파이팅’이란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9·3 열병식' 준비를 위해 1000여개 기업의 가동을 중단한 경제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소 700억 대만달러(약 2조5660억원)의 비용이 투입됐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림픽 경기장 건설비용을 제외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들어간 경비를 능가하는 것이다.
베이징의 저명한 경제학자 마오위스(茅于軾)는 빈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열병식 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2009년 건국 60주년 기년 열병식보다는 비용이 더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쉬광위(徐光裕)는 2009년 열병식에 투입된 비용은 약 6억 위안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1999년 국경절 기념 열병식에 소요된 비용보다 훨씬 적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논평에서 이번 열병식이 인민을 혹사하고 물자를 낭비한 '돈잔치'였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일반인도 기쁜 일이 생기면 돈을 쓰는데 하물며 국가야 어떻겠느냐"고 반박했다.